'짝패' 반갑다, 쾌감 액션

크게 숨을 들이켠 뒤 단 한 번 내뱉으며 직선주로를 질주하는 듯한 느낌. 25일 개봉한 류승완 감독의 ‘짝패’는 몸을 쓰는 활극의 쾌감을 시종 전해주는 액션영화다.
고교 시절 친구 왕재(안길강)가 살해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서울에서 형사 생활을 하던 태수(정두홍)는 십여년 만에 고향으로 내려와 살인범을 추적한다. 거리에서 급작스런 공격을 받은 태수가 후배 석환(류승완)의 도움을 받아 위기를 모면한 뒤, 죽음의 단서를 캐나가던 둘은 충격적인 사실에 접한다.
‘짝패’의 지향점은 액션영화광으로 소문난 류승완 감독과 충무로 무술감독의 대명사인 정두홍이 주연을 맡았다는 사실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이 영화의 드라마는 극적 상황에서 옛 친구와 적으로 만난 태수가 “우리가 어쩌다 이렇게 됐냐”라고 탄식하는 대사 속에 그대로 요약되어 있다. 감독은 아기자기한 에피소드 대신 장르의 쾌감을 택하고, 치밀한 플롯 대신 거칠게 솟구치는 에너지를 보여준다. 장소와 스타일을 변주해가며 내내 펼쳐지는 액션 장면들에는 호쾌하고 짜릿한 손맛이 있다. 액션영화 팬들이라면 춤과 싸움을 뒤섞은 집단 격투 장면이나 단계별로 전혀 다른 액션 신을 보여주는 마지막 대결 장면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임권택의 ‘장군의 아들’과 서극의 ‘순류역류’에서 장철의 ‘복수’까지, ‘류승완스러움’을 잃지 않으면서도 이전의 다양한 액션 영화들을 인용하는 방식도 충분히 즐길 만하다.
상대적으로 약한 드라마는 악역을 맡은 이범수의 또렷한 캐릭터 연기로 보완되었고, 엔도르핀을 한껏 주사한 듯한 편집은 곳곳에서 적극적으로 틈입하며 파괴력을 높였다. 느릿느릿 돌려 말하는 충청도 사투리 대사들은 감정을 발화 지점 직전까지 꾹꾹 눌러주며 완급의 리듬을 만들어냈다. 그간 액션 장면이 들어간 영화는 많았다. 그러나 이런 ‘액션 영화’는 앞으로도 충무로에서 쉽게 나오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