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달수, 인생 희노애락이 빛은 '천의 얼굴'

'비호감의 지존'이다. 그런데 요즘 오달수, 인기폭발이다. CF에서 그가 선보인 이색춤은 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고, 관객들은 오달수가 나온 영화라면 주저없이 지갑을 연다. 31일 개봉되는 영화 '구타유발자들'(감독 원신연)은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일어난 폭력의 해프닝을 담은 영화. 웬만한 아이들 스타를 능가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리는 오달수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어보자. (스포츠조선 전상희 기자) ◆카메라 밖에서. 외모와 달리, 공포영화를 아예 못본다. 이유는 간단하다. "무서버서"란다. "영화에서처럼 구타를 유발하는 사람이 실생활엔 없었냐"는 질문에도 역시 외모와 달리, 순한 대답이 돌아왔다. "가해자가 됐다가 피해자가 됐다가 하는 게 인생 아니냐. 웬만하면 참고 넘어간다"고 설명했다. 특히 카메라 앞 모습과 달리 그는 상당히 겸손하며 진지하다. 인기 비결을 묻자, "베테랑 선배들에 비하면 부끄러운 점 투성이"라면서 "굳이 이유를 들자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한우물을 팠기 때문이다. 연봉 300만원으로 버티면서도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 회의한 적이 한번도 없다"고 당당히 말했다. "연기는 유리가면과도 같아서 자기 자신을 다 드러내지 않고 관객들을 사로잡아야한다"는 게 그의 연기 철학. ◆카메라와 만나기 전까지. 스크린 데뷔작은 아르바이트삼아 출연한 '해적 디스코왕 되다'. 그 뒤 4년만에 '올드보이' '주먹이 운다' '달콤한 인생' '음란서생'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이는 연기 경력 16년의 긴호흡이 빚어낸 결과. 부산 동의대 공업디자인학과 1학년 때 인쇄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그는 소극장에 팸플릿을 배달하러 갔다가 인생 전환점을 만났다. 우연히 연극 연습장면을 엿보다가 그 매력에 푹 빠져 다음날부터 극장으로 '출근'을 했다. 무조건 빗자루를 들고 청소를 시작했고, 드디어 다음해 연극 '오구'에 단역으로 출연했다. 96년에 상경, 대학로에 진을 치며 연기 열정으로 10여년간 옥탑방 생활을 견뎌냈다. 작년에 '빚 잔치'를 대강 끝내고 다음달에야 이사를 간단다. ◆카메라 앞에서. "배우 오달수에게 한계란 없다"고 생각한다는 그가 '구타유발자들'에서 맡은 오근이란 인물은 진짜 독특한 캐릭터. 남의 말을 오해해 불필요한 소동을 불러일으킨다. 등장인물들의 잠재된 폭력 성향에 불을 지르는 역할. "병원에서 시나리오를 읽다가 벌떡 일어났다"고 밝힐 정도로 탄탄한 이야기 구성에 매료돼 출연을 결정했다. 1년에 목욕 한번 안했을 듯한 몰골로 카메라 앞을 누볐고, 쥐를 통째로 먹는 장면도 찍었다. 치아를 누렇게 만드는 특수분장용 매니큐어를 촬영 내내 칠하느라 고생하기도 했다. 차기작은 영화 '여름이야기'. 이병헌의 친구로 나온다. 실제론 두살 차이지만, 최근 노역 분장 테스트에서 이병헌은 특수분장을 해야했는데 오달수는 머리에 흰색만 살짝 칠해도 나이가 확 들어보이더라는 후문. (스포츠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