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LG배 세계기왕전] 1억 7000만원짜리

〈제1보〉(1~27)=결국 마지막까지 왔다. 두 판씩 나눠가져 2대2. 듀스(deuce)는 없으니 이 한 판으로 제10회 LG배의 임자가 가려진다. 우승(2억 5000만원)과 준우승(8000만원)의 상금 차이는 1억 7000만원. 상금보다 더 중요한 명예와 자존심까지 걸려있다. 최종국이니 다시 돌을 가려야 한다. 백 돌 한 움큼을 쥔 구리의 손이 판 위를 덮자 천야오예는 흑 돌 1개를 조용히 올려놓는다. 백 돌은 짝수. 선택권을 차지한 구리가 흑 돌 통을 당겨간다.
11까지는 2국과 똑같은 진행. 12부터 바뀌었다. 당시 12로는 ‘가’에 붙여갔었다. 13의 잽에 백도 14의 잽으로 응수한다. 흑이 참고도 1로 젖히면 6까지 처리하겠다는 게 백의 의도. 14, 15의 교환은 공격당할 때는 탄력이 붙지만 집으론 손해여서 일장일단이 있다. 22까지 유연한 진행.
23 이하 26까지 처리 후 손을 빼 27로 걸쳐간 수가 의외였다. 상식적으론 ‘나’에 늘고 백 27 때 ‘다’로 어깨 짚어 흑세를 키우는 게 보통. 흑 27엔 백 ‘나’를 당해줌으로써 14, 15 교환을 악수화시킨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치열한 주도권 싸움이 초반부터 불을 뿜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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