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리그 초반 판세 한게임 ‘퍼펙트 3연승’ 선두

한게임 팀에 소속된 ‘구공(口功)’ 김성룡은 올해 한국바둑리그가 시작되기 전 사석에서 이런 멘트를 날린 적이 있다. “우리 팀은 선수 3명과 해설자 2명으로 구성됐다.” 바둑TV 프로 해설자로 활약 중인 자신(30)과 김영삼(32) 등 두 선배에 기대지 말고 젊은 후배들이 승점을 챙겨달라는 익살이었다.
뚜껑을 연 결과 초반전은 김성룡의 지시대로(?) 완전히 한게임 팀의 독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주까지 3라운드를 마친 현재 3전 전승, 승점 9점으로 무결점 선두다. 대회 시작 후 한게임 선수들이 합작한 전적 합계는 무려 10승 2패. 원성진(21)과 온소진(20)이 3전 3승, 10대 주장 이영구(19)가 2승 1패를 기록 중이다. 김성룡도 ‘해설자’로만 머물지 않았다. 지난주 영남일보와의 대결 3번 주자로 출전, 거함 박영훈을 제압하며 팀 승리를 확정지었다. 개인 전적도 2승째를 올렸다.
하위권 탈출을 놓고 정면 격돌한 월드메르디앙 대 파크랜드 전은 월드메르디앙이 조한승 유창혁 김만수의 수훈에 힘입어 3대1로 승리했다. 초반 2연패 후의 첫 승. 승점제 방식 순위로는 최하위에서 일약 4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조한승은 파크랜드 강동윤을 상대로 기록적인 대마 사냥에 성공했고, 유창혁은 김주호를 맞아 난타전 끝에 승리했다. 파크랜드는 주장 조훈현이 윤준상을 제물로 올 시즌 첫 승을 따내며 분전했지만 서건우의 패배로 승점 추가에 실패하며 최하위로 전락했다.

이 대결은 28일 파크랜드의 홈인 부산의 농심호텔서 공개 방식으로 열려 큰 호응을 받았다. 대국장에는 약250명 가량의 현지 바둑 팬들이 쇄도, 현장 대국과 해설을 지켜보았다. 또 지도 다면기, 승패 알아 맞히기 및 사인회 등 다양한 이벤트도 곁들여져 아마와 프로가 함께 어울렸다. 공개 방식 대회는 일본 중국 등엔 보편화돼 있으나 국내에서의 시도는 사실상 처음이었다.
총 14라운드 중 3라운드를 소화한 이날 현재 개인 성적에선 이창호(매일유업) 최철한 박정상(이상 KIXX) 김승준(신성건설) 원성진 온소진(이상 한게임) 등 6명이 3연승을 달리고 있다. 또 이재웅(KIXX) 김성룡(한게임)이 2승, 목진석(신성건설) 이영구(한게임) 유창혁 조한승(이상 월드메르디앙) 김지석(제일화재) 허영호(영남일보) 등이 2승 1패로 추격 중이다.
주장(1순위 선발) 그룹 중에선 이창호 최철한이 3연승, 이영구 조한승이 2승 1패를 기록했고 안조영(신성건설) 조훈현(파크랜드) 이세돌(제일화재) 박영훈(영남일보) 등은 1승 2패로 저조하다. 또 팀 지명으로 선발된 와일드 카드 멤버 중에선 한게임의 온소진이 유일하게 3연승으로 팀 돌풍의 축 역할을 해내고 있다. KB 국민은행 한국바둑리그는 후지쓰배 관계로 다음 한 주 휴식을 취한 뒤 6월 8일부터 신성건설 대 파크랜드 전으로 4라운드에 돌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