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LG배 세계기왕전] 초반의 다운

〈제3보〉(48~72)=첫 접근전이 치열하게 번져가고 있다. 바둑이 끝난 뒤 돌이켜보면 초반의 ‘첫 합’은 단순한 서막(序幕)에 그칠 때가 많지만, 때로는 승패 결정의 결정적 모티브가 되기도 한다. 49 단수 한 방을 못 때리고 결국 48로 보강했다. 때리면 참고 1도인데, 6까지 백의 두터움보다 흑의 실리가 돋보인다.
56의 호구(虎口) 자세가 늠름하건만 창하오(常昊)는 “한 발짝 늦은 완착”이라고 평했다. 참고 2도가 더 단단하다는 것. 하지만 정작 문제는 60에 있었다. 무조건 참고 3도 1로 반대 쪽에서 늘 장면. 그래 놓고 3이면 흑 2점이 움직이기 어렵다. 3으론 A 자리도 좋다. 입회인 노영하 九단이 마치 자기 바둑인 양 입맛을 다신다.
69까지 중앙 백만 허공에 뜬 모습. 60의 죄다. 이미 검토실에선 흑 쪽이 인기(?)가 더 높다. 초반 백이 한 차례 불의의 넉다운을 당했다는 분위기. 하지만 툭툭 털고 일어난 천야오예, 70으로 응급 조치 후 72로 가드를 올리며 장기전 채비를 갖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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