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애라-박지빈, "여름방학땐 아이스케키가 딱이죠"

신애라는 카메라가 돌아가지 않을 때도 아들 역의 박지빈을 '아들'이라 불렀다. '안녕, 형아'로 스타덤에 오른 박지빈(11) 역시 신애라를 '엄마'라 부르며 따른다. 두 사람에게 각각 아들과 엄마가 한 명 더 생긴 셈이다. '아이스케키'(감독 여인광, 제작 MK픽쳐스)는 이처럼 촬영장 밖에서도 끈끈한 가족애를 요구하는 영화다. 1969년 여수를 배경으로 화장품 장사를 하며 강단 있게 살아가는 미혼모 영래 엄마(신애라)와 얼굴도 모르는 아버지를 찾아 서울로 가겠다며 아이스케키 아르바이트를 하는 10살 소년 영래(박지빈)의 이야기를 그린다. 신애라로서는 데뷔 17년 만에 처음 치르는 스크린 신고식. 그간 수많은 출연 제의를 거절했던 그가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모자간의 정'이란 주제가 남달리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애들이 방학을 해도 외국 애니메이션을 빼고는 제대로 볼 영화가 없잖아요. 우리 정서를 전해주고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가족 영화라는 데 공감했어요." 지금도 편견을 갖고 보는 미혼모인데 1960년대엔 오죽했으랴. 신애라는 그만큼 생명력 강하고 억척스런 모성을 연기해야 한다. 실제 엄마로서의 모습과 얼마나 다른지 묻자 "'내 아이만큼은…'이란 엄마 마음은 똑같겠죠. 다만 시대와 인물이 처한 상황 탓에 캐릭터가 좀 더 극단적으로 그려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신애라는 호흡을 맞춘 박지빈에 대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 자연스럽게 '아들'이란 호칭이 나온다"며 "연기에 있어 타고난 순발력과 재능이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번엔 박지빈에게 물었다. 지금까지 김희애, 배종옥 등 베테랑 연기자를 엄마로 상대했는데 누가 가장 엄마답냐고. 그는 재치있게도 신애라에게 귀를 막으라며 한참을 고민한다. 그러더니 "신애라 엄마"라고 자신있게 외친다. 박지빈은 시나리오상의 모든 설정이 까마득하게 먼 이야기이다.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감독님께 물어물어 소화한다. 그가 의아스럽게 여기는 대목 중 하나는 친구가 먹다 남긴 아이스케키를 그대로 받아먹는 장면이라고. 제작사는 완벽한 시대 재현을 위해 지자체로부터 5억 원을 지원받아 전남 곡성에 디테일한 세트장을 건설했다. 영화는 보는 이를 아련한 추억으로 데려가는 타임머신이 될 것이다. 모든 것이 부족해 보이지만 따뜻한 아날로그적 감성이 포만감을 주던 시대. 신애라와 박지빈의 사랑이 그 중심에 있다. 8월 개봉 예정. (스포츠조선 여수=이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