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LG배 세계기왕전] 白, 절묘한 타개

〈제8보〉(151~165)=구리 개인으론 월척을 건져 올렸지만, 한 편에선 동국인끼리의 결승전이란 점 때문에 중국 팬들의 감동이 좀 덜했던 모양이다. 최철한과 이창호를 상대로 우승한 창하오(常昊)나 뤄시허(羅洗河) 때에 비해 반향이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후문. 구리와 천야오예는 이미 지난 해 10월 함께 결승에 올라 중국의 이 대회 우승을 확정지었었다.
153에 빠져 백의 좁은 궐(闕)내에서 기묘한 전투가 시작된다. 이제 백도 154는 어쩔 수 없다. 155 쪽으로 막았다간 참고 1도 흑 2의 맥점으로 중앙을 임시변통한 뒤 6에 이르면 좌상 백의 목숨이 위태로워지기 때문. 뒤이은 155도 호착이며 158도 최선의 응수다.
159가 미흡했다. 참고 2도 1로 끼워 6까지 선수하고 좌상귀 공략에 나서는 게 155의 뜻을 계승하는 길. 그랬더라면 바둑도 빨리 끝났을 것이다. 164를 두게 돼선 백도 ‘가’에 끼워 끊는 반격수가 생겨 한숨 돌렸다. 차단당한 양쪽 모두 절묘하게 타개된 것. 165는 좌하 백의 삶을 강요하며 외곽을 선수로 틀어막으려는 수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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