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LG배 세계기왕전] 황금의 勝着

〈제9보〉(166~201)=?가 놓인 시점에서 백은 약간 불리하지만 아직도 창창한 형세. 누가 선수(先手)를 잡아 179 자리를 먼저 차지하느냐가 승부다. 166도 최대한 버틴 수. 하지만 167 때 168이란 패착이 터졌고, 이 수가 역사의 한 단락을 매듭지어버린다. 168로 참고도 1로 참아두고 끝내기에 들어갔더라면 백의 근소한 열세였으리란 진단.
170으로 살아야 할 때 171, 173! 백은 이 장문을 깜빡했다. 주변에 백 돌이 많고 흑의 단점도 여기저기 보여 이런 맥점이 성립하리라곤 상상도 못한 것이다. 반대로 흑의 입장에서 173은 1억 7000만 원짜리 황금의 승착(勝着)이었다. 대망의 179가 흑의 손에 들어가선 삽시간에 20집 가까운 대차가 나버렸다.
백은 아쉬움 속에 50여 수를 더 교환했으나 고통만 더 할 뿐인데, 그럼에도 표정에 큰 변화가 없다. 16세 소년 천야오예의 미래가 더 두렵게 느껴지는 이유다. 장장 한 달 보름 간의 사투, 최고 상금이 걸린 LG배의 10회째 임자는 그렇게 결정됐다. 201수 이후는 총보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