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LG배 세계기왕전] 구리 첫 榮冠

〈총보〉(1~237)=마지막 승부를 가름하는 열쇠는 역시 패기보다는 노련미 쪽인 모양이다. 흑을 쥔 구리의 완승에 가까운 한 판. 백도 164 시점까지 끈덕지게 추격했으나 막판 착각으로 무너졌다. 승부를 가른 중앙을 다시 한번 ‘현장검증’해 보자. 174로는 참고도 1로 느는 것이 최선이지만 4까지 몇 발자국 더 못 간다.
LG배 사상 처음 중국인끼리의 결승으로 펼쳐진 이번 대회는 여러모로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구들목 장군’ 구리가 처음 세계 정상에 등극하고, 만 16세 소년 천야오예가 눈부신 질주를 계속하는 모습을 한국 팬들은 그저 지켜만 봐야 했다. 한때 ‘한국 기사 전용 놀이터’로 불리던 LG배는 이로써 2년 연속 ‘외세’에 타이틀을 넘겨준 치욕의 무대가 됐다.
중국은 지난해 잉씨배를 출발로 올해 삼성화재배에 이어 LG배까지 개인전을 석권했다. 단체전 역시 강원랜드배 CSK배 정관장배가 모조리 중국 대륙으로 건너갔다. LG배가 한국 기사들의 텃밭으로 거듭 태어날 수 있을지 11회 대회를 지켜보련다(115…76, 237수 끝 흑 불계승, 소비시간 백 2시간 58분, 흑 2시간 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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