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중훈 "코믹-진지한 연기 이분법 동의 못해"

형사 역을 맡아 스크린으로 돌아온 박중훈이 "코믹 연기와 진지한 연기를 나누는 데 동의할 수 없다"며 자신의 새로운 캐릭터를 설명했다. 영화 `강적'(감독 조민호, 제작 미로비젼)에서 박중훈은 강력반 형사 하성우를 맡아 생애 다섯 번째 형사 역을 연기한다. 12일 오후에 열린 시사회에서 박중훈은 "처음 조민호 감독은 삶에 지친 형사를 요구한데 비해 내가 실제로 너무 편안한 삶을 살고 있어서 배역에 익숙해지기 힘들었다"며 "점차 그 상황에 처한 상황을 생각하며 감정에 몰입했다"고 밝혔다. 박중훈이 맡은 하성우는 아내가 집을 나가고 아들이 투병 중인 상황에서 직업에도 만족하지 못하는 희망 없는 삶을 사는 형사. 살인범 누명을 쓰고 탈옥한 이수현(천정명)의 인질이 되고 나중엔 수현의 탈옥을 도운 공범으로 몰리게 된다. 하지만 절박한 상황 속에서도 박중훈표 유머가 간간히 짜릿한 맛을 선사한다. `코믹하고 진지한 양면성이 계산된 것인가'란 질문을 받은 박중훈은 "코믹 연기와 진지한 연기를 나누는 데 동의할 수 없다"며 "자신은 한번도 코믹한 연기를 진지하게 하지 않은 적이 없다"고 강변했다. 박중훈은 자신에게 덧씌워진 코믹 배우란 이미지를 의식한 듯 "이제까지 38편에 출연했는데, 재미삼아 세어보니 한 3000개 신에 700~800여개의 감정을 쏟아낸 것 같더라. 그러다보니 관객이 원하는 신선한 이미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을 버리고 (그것이 친숙한 모습이 됐든) 그냥 주어진 역할에 맞추게 된다"며 혹여 코믹한 부분이 있더라도 배역에 충실한 결과란 점을 강조했다. 박중훈과 처음 호흡을 맞춘 조민호 감독은 "박중훈은 알랭 들롱과 같이 희로애락을 마음껏 표출하면서 자기 연민을 나타내는 몇 안 되는 배우"라며 캐스팅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강적'에서 박중훈은 열 네살 연하의 신예 천정명과 형사와 탈옥수의 관계를 형성하며 불꽃 튀는 긴장을 엮어간다. 박중훈의 표현대로 "나이 차가 많이 나서 걱정을 했는데 끝까지 에너지가 유지됐다"며 천정명을 추켜세웠다. `강적'은 오는 22일 개봉한다. (스포츠조선 이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