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LG배 세계기왕전] '새 10년'을 향해

〈제1보〉(1~14)=11회 LG배를 시작하면서 예년엔 못 느꼈던 색다른 감회에 빠져든다. 개막 10년째였던 작년엔 ‘두 자리 수’에 도취했지만 올해는 진정한 역사의 새 장을 맞는 듯한 느낌이다. 첫 10년과 새로운 10년 사이에 놓인 숫자의 단락 때문일까. 과문한 탓에 영어의 decade에 해당하는 우리 표현을 찾아내지 못하는 게 안타깝다. 어쨌거나 새로운 10개 성상 (星霜)을 향해 힘찬 새 출발 총성이 울렸다.
고근태(19) 대 왕시(22·王檄). 한-중 두 나라의 청년이 첫 관문서 대뜸 마주쳤다. 빈 귀를 남겨두고 4로 걸치는 수는 몇 년 전부터 대유행이다. 6으로 또 걸쳐왔을 때 7로는 보통 우상귀 4의 한 점을 협공하는 경우가 많다. 고근태의 사전 연구가 있었던 느낌. 8때 9 역시 7의 의미를 계승하는 적극적 수법이다.
백도 10의 역 협공으로 받아 여기서부터 낯선 변화가 시작된다. 12에 먼저 뛰어든 뒤 14로 젖힌 수순은 변칙적이긴 해도 정석 ‘족보’에 나오는 수. 14로는 참고도 1 이하 10까지의 처리도 가능하며 전혀 다른 판이 된다. 흑도 여기서 뜻밖의 응수로 판을 혼돈 속에 몰아넣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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