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명, '정말 강적!' 인대부상에도 촬영강행

호불호가 명확하다. 한번 이거다 싶으면 끝까지 파고드는 성격. 최근엔 쌀국수에 꽂혀서, 일주일 내내 같은 집을 찾았다. 천정명. '태풍태양'으로 지난해 청룡영화상 신인상을 받았고, 드라마 '패션 70','굿바이 솔로' 등으로 인기몰이를 했다. 지난해 말 한참 시나리오가 몰려들었는데, '강적'(감독 조민호, 제작 미로비전)에 확 끌렸다. 탈옥수(천정명)가 15년 경력의 강력계 형사(박중훈)를 인질로 잡으면서 피할 수 없게 된 두 남자의 사투를 그린 액션 영화. "이거다" 싶었다. ★보면 볼수록 터프한 남자! 고등학교 때 '슬램덩크'에 빠져 머리를 짧게 자르고 다녔고, '블랙 호크 다운'의 조쉬 하트넷 같은 캐릭터를 좋아한다. 탈옥수라는 점에 끌렸다. 강인한 캐릭터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조민호 감독의 데뷔작인 '정글 주스'를 세 번이나 봤던 차, 그 독특한 매력에 반해 조 감독의 '콜'에 바로 응했다. 그때부터 고생길 시작. 상반신 노출이 있는 신을 찍을 때마다 일회용 문신을 하느라 3~4시간씩 시달렸다. 극도로 위험한 장면을 제외한 고난도 신을 대부분 직접 소화했는데, 폭파하는 구급차에서 탈출하는 장면 등이 대표적인 예다. 사실 도전 정신으로 중무장한 천정명은 자타공인 스포츠광. 스크린 데뷔작인 '태풍태양'으로 인라인스케이트는 마스터했고, 스노보드도 즐긴다. 농구팀 '진혼'에서 이천희 등과 매주 토요일마다 구슬땀을 흘린다. 타고난 운동 신경을 자랑하지만, 잠수교에서 액션신을 찍다가 인대를 다쳤다. 부상 후에도 촬영을 강행한 그에게 대선배 박중훈은 큰 힘이 됐다.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의 소유자세요. 베테랑답게 현장 분위기를 항상 주도하시죠." 처음 인사하는 날 무척 긴장했는데, '형님'이라고 부르라는 말에 마음 벽이 절로 허물어지더란 이야기. 그날 바로 3차까지 가면서 다진 팀워크는 한겨울 추위로 꽁꽁 얼어붙은 촬영장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알고 보면 부드러운 남자?! 카메라 앞에선 강적이지만, 의외로(?) 부드러운 면모를 겸비했다. 두 누나의 영향 때문일까. 바느질도 잘하고, 요리는 수준급이다. 팬으로서 '맛있는 청혼' 때부터 손예진을 좋아하지만, 같이 일은 못할 듯. "긴장돼서 연기를 못 할 것 같다"면서 활짝 웃는다. 고등학교 때 첫사랑을 포함해 세 번의 연애 경험이 있다. 지금은 완벽한 '싱글'. 첫눈에 반하는 스타일이다. 운명적인 사랑을 믿는다. 차기작은 정통 멜로를 해보고 싶다니, 천정명의 부드러운 매력을 확인할 수 있는 날이 머지않은 듯 하다. (스포츠조선 전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