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치와 씨팍' 기발한 스토리-튀는 캐릭터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의 공세 속에 눈에 띄는 국산작이 있다. 29일 개봉을 앞둔 기상천외한 스토리, 비호감의 인물체로 한번 보면 잊히지 않을 것만 같다. 그래서 '양아치 액션'이라고 했던가. 모든 상상을 거부하는 기발한 기획력은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예감이다. ★기발한 드라마 '아치와 씨팍'은 모든 자원이 고갈되고 '똥'만이 유일한 에너지원인 가상 도시를 배경으로 한다. 에너지 공급을 위해 정부는 시민들의 항문에 태어날 때부터 배변 여부 체크를 위한 아이디 칩을 장착하고, 그것도 모자라 배변을 자주 하게 만들기 위해 마약 성분의 '하드'를 부상으로 지급한다. 원초적인 배변 욕구마저 정부에 의해 통제되는 기막힌 상황. 여기에 '하드'에 중독돼 돌연변이로 변한 푸른 몸뚱이의 보자기 갱들은 배변 능력을 상실했다는 이유로 사막으로 내몰리게 된다. 모자이크 처리 대상 1순위였던 '똥'이 유일한 에너지원이 되고, '절대 반지'가 아닌 '하드'가 최고의 재물이 되는 세상이 신기하게 펼쳐진다. ★기발한 목소리 황당한 주제에 부합할 만큼 류승범, 임창정, 현영, 신해철, 이경규 등 목소리 출연진은 초호화판이다. 폼에 살고 죽는 잔머리 '아치' 역의 류승범과 불의를 보면 못 참는 '씨팍' 역의 임창정은 평소 절친한 사이답게 환상적인 호흡과 자연스러운 애드리브로 영화의 재미를 더 한다. 잘 뻗은 S라인과 새침함으로 씨팍의 마음을 뒤흔든 '이쁜이'에 현영 만큼 뛰어난 적역이 또 있을까. 이밖에 '보자기 킹'을 통해 특유의 카리스마를 발산하는 신해철, 드라마 'X-파일'의 멀더와 스컬리 요원, 그리고 아직 배역이 베일에 싸여있는 국내 최고 개그맨 이경규의 출연 역시 작품의 복병으로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스포츠조선 이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