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LG배 세계기왕전] 변신…호착…강타…

〈제6보〉(67~78)=자신의 기풍과 관련한 고근태 본인의 생각은 “싸움을 즐기지 않는 편”. 그러나 이 바둑이 이처럼 난타전이 된 데는 백 보다는 흑의 책임(?)이 더 크다. 하긴 정상급 기사쯤 되면 굴신(屈身) 자재, 상황에 따라 대처하는 게 맞다. ‘신산(神算)’으로 통하는 이창호조차 싸울 때는 무섭게 싸우지 않던가. 고근태는 이날 따라 온 몸이 근질근질했는지도 모른다.
67은 정수. 참고 1도 1은 4까지 단숨에 되치기 당해 난처해진다. 68은 이 바둑 최장고수로 무려 21분이 넘게 고심했다. 참고 2도처럼 다 살겠다고 나서는 것도 위험하다. 4 이후 흑 A가 좌우 양쪽을 맞보는 찜찜한 맛이 남는 것. 70까지 변신했으나 71을 당해 백 고전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72 때 73이 또한 호착. 참고 3도처럼 아래쪽에서 젖히는 것은 B와 C를 맞봐 흑이 좋지 않다. 이번엔 세 불리를 느낀 백에게서 78의 강타가 터졌다. 검토실이 찬사를 보낸 호수(好手). 이유는 다음 보에서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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