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리그 선두 ‘한게임’ 원성진의 힘!

원성진(21)의 바둑리그 출전은 올 해로 세 번째. 하지만 그는 지금까지 한 번도 주장을 맡아본 일이 없다. 올해 그를 지명한 한게임 역시 원성진을 2순위 멤버로 뽑아갔다. 같은 ‘송아지 3총사’ 멤버이자 동갑 라이벌인 박영훈(영남일보)과 최철한(KIXX)이 3년 연속 주장에 지명될 때 그가 입은 자존심의 상처는 컸다. 일종의 분풀이일까? 원성진은 올 시즌 개막과 함께 파죽의 4연승으로 ‘주장 뺨치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게다가 그 4승은 모두 고비마다 터지는 ‘영양가 만점’이었고, 소속 팀 한게임이 2위 KIXX를 무려 승점 4점 차로 따돌리고 선두를 질주하게 만든 원동력이 됐다.
원성진의 진가는 특히 17일 대 매일유업 전서 빛났다. 제출된 오더를 확인한 결과 맞싸울 상대는 하필 이창호. 원성진으로선 4번을 싸워 한 번도 못 이겨 본 ‘천적’이었다. 특히 2003년과 2004년엔 병역 문제가 걸린 준결승서 연속 탈락의 쓴 맛을 안겨주었던 상대이기도 했다. 결과는 그러나 침착하게 반면(盤面)을 운영한 원성진의 집백 1집 반 승. 이 승리를 기폭제로 한게임은 이영구 온소진 김성룡이 차례로 이겨 올 시즌 두 번째 완봉승을 장식했다. 국내외를 불문하고 단체전서 거의 ‘불패’를 자랑해 온 이창호가 3연승 후 첫 패점을 기록하자 ‘장수’를 잃은 매일유업 선수들은 갈팡질팡한 끝에 치욕의 영패를 당했다.
이에 앞서 벌어진 영남일보 대 월드메르디앙 전은 접전 끝에 2대2로 비겼다. 월드메르디앙은 첫 주자 유창혁과 3번 주자 윤준상이 각각 허영호와 이희성을 제치며 한 발씩 앞서갔으나 거기까지. 영남일보의 18세 신예 김형우가 김만수를 잡아주고, 마지막 주자로 등판한 박영훈이 월드메르디앙 주장 조한승을 흑 7집 반 차로 꺾어 양 팀이 승점 1점씩 나눠갖는데 그쳤다. 두 기사의 올해 전적은 나란히 2승 2패.

KB국민은행 2006 한국바둑리그는 이날로 총 14라운드 중 4라운드를 마쳐 정규리그 일정의 30% 가까이 소화했다. 전체 16 경기 중 절반인 8 경기가 무승부(2대2)로 끝나 무승부 방지책으로 택한 변칙 승점제(승 3·무 1·패 0)가 무색한 흐름이다. 승률에서 앞서는 팀이 승점에 의한 팀 순위에선 뒤로 처지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3위부터 8위까지는 승점 1점 차이로 경합하고 있어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 4라운드 종료 시점에서 개인 다승 부문에선 김승준(신성건설) 최철한(KIXX) 원성진 온소진(이상 한게임)이 나란히 4승으로 공동 선두를 형성 중이다. 5라운드는 22일부터 제일화재 대 파크랜드, 영남일보 대 KIXX 전으로 스타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