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문사｜
용문면 용문산에 있는 용문사(龍門寺)는 신라시대인 649년(진덕여왕 3) 원효대사가 창건했다. 892년(진성여왕 6)에 도선국사가 중창했으며, 고려 공민왕 때 나옹선사가 중수했고, 조선조인 1447년(세종 29)에 대대적인 중건이 이루어졌다. 그 후 1907년(융희 1) 일본군의 병화로 전소된 것을 당시의 주지 취운(翠雲)이 소규모로 재건했으나 6·25전쟁 때 다시 파괴됐다. 현재는 3칸의 대웅전과 관음전·산령각·종각·요사 등이 남아있다.
관음전에 봉안되어 있는 금동관음보살좌상(경기도 유형무화재 제172호)은 고려 후기 양식을 계승한 조선 초기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이 좌상은 탄력 있는 장대한 신체에 당당함과 화려함이 넘치는데, 이렇듯 고체나 가슴 영락이 드리워진 점, 왼쪽 가슴에 삼각형의 금구장식이 있는 점은 전형적인 14세기 보살 양식의 뛰어난 자태를 보여주고 있다. 경내 산속엔 조선 전기의 정지국사부도와 비(보물 제531호)가 있다.
｜용문사정지국사부도 및 비｜
용문사에서 동쪽 산 언덕으로 약 200m 떨어져 있는 정지국사부도와 비(보물 제531호)는 고려 후기 승려인 정지국사(正智國師·1324- 1395)의 행적 등을 기록한 것으로 조안(祖眼) 등이 세웠다. 부도는 바닥돌과 아래받침돌이 4각이고, 윗받침돌과 탑몸이 8각으로 되어 있어 전체적인 모습이 8각을 이루고 있다. 비석의 윗부분은 모서리를 양쪽 모두 접듯이 깎은 상태고, 문자가 새겨진 주위에는 가는 선이 그어져 있다.
비문은 당시의 유명한 학자인 권근(權近)이 지었다. 처음에는 정지국사부도에서 20m 아래 자연석 바위에 세웠는데, 경내 한쪽에 있던 것을 1970년경 지금의 위치에 다시 세웠다.
｜용문사 은행나무｜
수령이 약 1,100년 정도로 추정되는 용문사 은행나무(천연기념물 제30호)는 높이 67m, 뿌리부분 둘레 15.2m이다. 우리나라 은행나무 가운데 나이와 높이에 있어서 최고 기록을 가지고 있다. 조선 세종 때 당상관(정3품)이란 품계를 받을 만큼 중히 여겨져 오랜 세월동안 조상들의 관심과 보살핌 가운데 살아온 나무이며, 생물학적 자료로서도 가치가 높아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이 나무는 통일신라 경순왕(재위 927-935)의 아들인 마의태자가 나라를 잃은 설움을 안고 금강산으로 가다가 심었다는 전설과, 의상대사가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꽂아 놓은 것이 자라서 나무가 됐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이 외에도 나무를 자르려고 톱을 대었는데 그 자리에서 피가 났다는 이야기, 정미의병(1907) 항쟁 때 일본군이 용문사에 불을 질렀는데 이 나무만 타지 않았고, 나라에 큰 일이 일어날 때마다 소리를 내어 알렸다고도 한다.
｜사나사｜
옥천면 용천리 용문산에 있는 사나사(舍那寺)는 923년 고려 태조의 국정을 자문한 대경국사(大鏡國師) 여엄(麗嚴)이 제자 융천(融闡)과 함께 세운 절이다. 1367년(공민왕 16) 원증국사 보우(普愚·1301-1382)가 다시 고쳐지었으나 임진왜란 때 모두 불에 타 없어졌다. 그 후 1698년 덕조(德照)가 다시 지었으며, 1907년 의병과 관군이 싸우던 중에 모두 불에 탔다. 1909년과 1937년에 중건했으며, 1993년에 정면 4칸, 측면 3칸의 대적광전을 새로 지었다. 문화재로는 원증국사석종(도유형문화재 제72호)과 원증국사석종비(도유형문화재 제73호)가 전한다.
｜이항로선생 생가｜
서종면 노문리는 조선 후기의 성리학자인 화서(華西) 이항로(李恒老· 1792-1868) 선생이 태어나 살던 곳이다. 선생은 1808년(순조 8) 한성시(漢城試)에 합격했으나 과거에 부정(不正)이 있음을 알고 단념했다. 1840년(헌종 6) 휘경원 참봉에 임명됐으나 사퇴했고, 1864년(고종 1) 조두순의 천거로 장원서별제가 됐다.
그 후 전라도 도사·지평·장령 등을 거쳐 1866년 병인양요 때 동부승지가 되어 주전론을 주장했다. 조선 후기의 가장 유명한 성리학자로서 학설은 주리론(主理論)으로 우주론(宇宙論)에서는 이원론(二元論)을 주장했다. 저서로 ‘화서문집(華西文集)’이 있고, 편저에 ‘화동합편강목(華東合編綱目)’ 등이 있다.
바깥주인이 거처하며 손님을 접대하던 사랑과, 대문간에 붙어있어 하인들이 거쳐하던 행랑, 집의 안쪽에 있는 ㄱ자형 안채 15칸 등 2동이 전형적인 사대부의 주택구조를 따르고 있다. 선생이 태어난 이 집은 부친 때 지은 집으로 양헌수, 김평묵, 유중교, 최익현, 유인석, 홍재학 등 많은 선비들이 선생의 가르침을 받던 곳이기도 하다. 그 옆 화서기념관엔 선생의 다양한 저서와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오른쪽 언덕에 있는 노산사(蘆山祠)는 이항로가 경모하던 주자와 송시열의 위패와 영정을 모셔놓았던 사당이다. 이항로가 세상을 떠난 후에는 후손들이 그의 영정도 여기에 이들과 함께 모셔놓았다. 그러나 사당은 6·25전쟁 때 불타 없어졌다. 지금 있는 3칸의 작은 사당은 1954년 유림들이 이항로의 높은 덕행과 학식을 기리기 위해 노산사가 있던 자리에 세운 것이다.
｜이준경 묘소｜
양서면 부용리에 있는 이준경 묘소는 조선 중기의 문신인 이준경(李浚慶·1499- 1572)이 묻힌 곳이다. 이준경은 1504년(연산군 10) 갑자사화에 할아버지, 아버지가 연루되어 6세의 어린 나이로 유배생활을 하다 1506년 중종반정으로 풀려났다. 과거에 급제한 뒤 여러 사화를 겪으면서도 영의정까지 올랐고, 억울한 인재들에게 등용의 기회를 주는 등 국정을 위해 힘썼다.
묘소는 장대석으로 봉분에 호석(護石)을 둘렀고, 봉분 앞에 묘비·상석·향로석이 있다. 상석 사방에 장명등이 있고, 좌우에 망주석과 문인석이 1쌍씩 있다. 1585년(선조 18) 노수신이 찬(撰)하여 건립한 묘비는 마모가 심해 수원대 박물관으로 옮겼고, 현재는 비문을 그대로 옮겨 놓아 근래에 세운 것이다.
｜한음 이덕형선생 묘소｜
양서면 목왕리엔 조선 중기의 문신인 한음(漢陰) 이덕형(李德馨· 1561-1613) 선생의 묘와 신도비가 있다. 한음은 1580년(선조 13) 과거에 급제해 여러 벼슬을 거쳤으며, 1592년(선조 25)에 예조참판이 되어 대제학을 겸했다.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 왜적이 대동강에 이르러 화의를 요청하자, 한음은 단독으로 적진에 들어가 대의로써 그들을 공박했다. 그 뒤 정주까지 왕을 호위했고, 명나라에 파견되어 지원군 요청에 성공했다.
1597년 정유재란이 일어난 해에 우의정·좌의정이 되어 전후의 사태를 수습했으며, 1602년 영의정에 올랐다. 1613년(광해군 5)에 영창대군의 처형과 폐모론을 반대하다가 사직하고, 그 뒤 양근(楊根)에 내려가 국사를 걱정하다 병으로 죽었다.
부인 한산 이씨와의 합장묘이며, 화강암 석재를 이용해 봉분 아랫부분에 둘레석을 둘렀다. 묘 앞에는 묘비·상석·향로석이 있다. 상석을 중심으로 좌우에는 동자상과 문인석이 1쌍씩 있다. 묘역 아래 300m 지점에 1653년(효종 4)에 세운 신도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