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LG배 세계기왕전] 巧打! 111

〈제9보〉(105~125)=승부는 부분 전투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전쟁의 승리를 보장해 주는 것은 전체를 아우르는 넓은 ‘시야’다. 일단 106, 108을 선수 후 110에 막은 것이 대세를 폭넓게 조감한 최선책. 110으로 ‘가’, 흑 ‘나’, 백 ‘다’로 나가 끊는 것은 흑 110을 당해 피곤해진다.
다시 흑의 선수(先手). 어디로 갈까. 상식적으론 참고도 1, 3, 5다. 백은 6을 선수 후 8로 지킬 것이다. 하지만 흑은 ‘상식’을 외면하고 슬쩍 111로 끊어갔다. 그리고 이 수가 고근태의 넓은 대국관을 보여주는 멋진 응수 타진이었다. 112가 불가피할 때 113이 연관된 맥점. 그런 뒤 119(역끝내기 3집)와 121, 123(역끝내기 10집 강)을 순식간에 해치웠다.
124는 요소지만 123까지 흑이 얻은 전과와는 비교가 안 된다. 눈부신 ‘시야’였다. 수순 중 112로 ‘라’는 실전 120까지 똑같아지며 그럴 바엔 112가 낫다. 또 116으로 117은 흑 116으로 빠져 넘어 중앙 백이 곤마화한다. 125로 뛰어들어 흑은 순풍에 돛 단 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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