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LG배 세계기왕전] "평범은 싫다"

〈제10보〉(125~142)=125를 보면 고근태는 역시 ‘수를 내는’ 타입이다. 이런 타입은 대체로 실리에 밝고 잔수가 강하며 싸움이 능하다. 대신 엷음은 각오해야 한다. 이에 반해 왕시는 묵묵히 따라가다가 상대가 수를 내려 할 때 되받아 치는 유형. 우리 바둑계에선 이세돌이 전자(前者), 그와 입단 동기인 조한승이 대표적 후자로 비교되곤 한다.
125로 보통의 착상이라면 127 정도에 두어 귀와 상변 두 곳 중 한 곳에서 터를 잡는 것이다. 129로 벌려가자 백은 즉각 130에 치중(置中)한다. 형세가 불리한 만큼 당연한 급공. 132는 정수로, 참고 1도 1은 흑 2가 성립한다. 6 이후 A와 B가 맞보기. 139까지 이런 정도다. 백은 상변에 집을 챙기고 흑 말을 공중에 띄웠다.
140은 집으로는 참고 2도 백 1이 크지만 흑이 5까지 선수 처리 후 실전보 ‘가’를 차지하면 이기기 힘들다고 보고 비틀었다. 흑이 거꾸로 141을 차지한 것은 당연. 142의 붙임은 좌변에 기대면서 좌상 쪽 흑 미생마를 엿보는 점인데, 여기서 흑의 과격한 수가 등장해 파란이 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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