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여지도를 만든 고산자 김정호(1804-1866·고산자 연구가 김양선 목사가 추정한 연대)는 청도에서 태어나고 산 적은 없지만, 청도와 깊은 인연이 있다. 고산자는 황해도 봉산에서 태어나 자라기는 서울 만리재(만리동)라 전해진다.
고산자가 최성환(崔珹煥)과 함께 펴낸 책인 여비지도에 그의 출생지가 황해도 봉산 월성 마을에서 태어났다는 기록이 있다. 이 책에서 고산자는 저자이름에 오산(鰲山) 김정호라 쓰고 있다. 오산은 바로 청도와 남산 옛 지명이다.
청도와 가까운 부산에는 청도김씨들이 많다. 이런 정황도 근거가 되는데, 아무튼 영헌공(英憲公)을 시조로 하는 청도김씨 종친회에서는 고산자를 청도김씨 집안을 빛낸 인물로 보고, 화악산 자락에 고산자를 기리는 공적비를 세웠다.
공적비가 이곳에 세워진 까닭은 740여 년 전에 조성된 청도김씨 시조인 영헌공 묘역이 한재 마을 남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25번 국도변 한재 마을 입구 한재 검문소 앞에서 오른쪽(서쪽) 새 길이 한재 마을 들목이다.
한재 마을은 새로 생긴 경부선 철길 아래 굴다리 밑으로 들어간다. 경찰초소 뒤편에 구 도로가 있는데, 새로 생긴 경부선 철길에 가로막혀 폐도가 됐다. 이 폐도 입구 왼쪽 언덕 위에 고산자공적비가 있다. 공적비는 2000년 5월 청도김씨 부산종친회에서 대형 비석에다 대동여지도를 원형 그대로 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