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천사( 川寺)는 남산 일원에서는 가장 규모가 크고 옛날 건물도 일부 남아 있는 가람이다. 신라 문무왕 4년(664년) 원효대사(617-686)가 처음 토굴로 창건했고, 흥덕왕 8년(828년) 흥덕왕의 셋째 아들인 심지왕사가 이 절에서 수도해 원효대사로부터 법을 받고 백련암, 옥련암, 은적암, 목탁암, 운주암을 창건하는 등 크게 중창했다.
고려 명종 5년(1175년) 보조국사(1158~1210)가 동북쪽에 영산전을 세우고, 오백성중(아라한)을 모시는 한편 오백대중(나한)을 상주케 하고 입문자를 수행케함으로써 고승대덕이 많이 배출됐다. 임진왜란 당시 소실된 것을 1664년에 중수했다.
1690년(숙종 16년) 조성된 사천왕각 안의 목조사천왕의자상(도유형문화재 제153호)은 그 크기(높이 340~380cm, 어깨 폭 87~95cm)와 조각수법 등으로 귀중한 자료로 높이 평가되고 있다.
적천사 괘불(지방유형문화재 제152호)은 화필의 우수성과 크기 등으로 한국 불교 회화의 특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 이 괘불탱화에서 81년에 사리 7과가 발견되기도 했다. 이 괘불을 걸기 위한 괘불석주가 완연한 형태로 대웅전 앞마당에 있다. 이외에 명부전, 조사전, 적묵당, 무차루 등 주요전각들이 있다.
수령 800년 쯤 되는 은행나무(천연기념물 제 402호)는 가슴높이 둘레가 11m이며, 높이가 25~28m에 가지를 동서로 약 29m, 남북으로 약 31m 길이로 뻗치고 있다. 암나무로 열매가 달린다. 적천사 분위기를 더욱 빛내주고 있는 이 은행나무는 고려 보조국사가 이 절을 중수할 때 국사의 은행나무 지팡이를 심은 것이 이처럼 큰 나무가 됐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