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수퍼맨' 그 남자는 어떨까?

수퍼맨이 돌아왔다. '원조 수퍼맨' 크리스토퍼 리브는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지만, 극장에 첫 선을 보인지 28년 만에 돌아온 수퍼맨은 더욱 세련되고 늠름해졌다. 대개 속편이나 리메이크작치고 원작보다 나은 경우는 드물지만, 일단 수퍼맨의 귀환은 성공적으로 보인다. 우선 '수퍼맨 리턴즈'에서는 제작, 각본, 감독을 맡은 브라이언 싱어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유주얼 서스펙트'와 '엑스맨 1, 2'를 연출했던 싱어가 메가폰을 잡은 사실은 '수퍼맨 리턴즈'가 단순한 오락영화는 아닐 것이라는 추측을 가능케 한다. 정식 커밍아웃을 하지 않았을 뿐, 게이로 잘 알려진 싱어는 비슷한 류의 만화영화 캐릭터를 영화화한 '엑스맨' 시리즈에서조차 소수자의 고통과 고뇌를 잘 녹여냈었다. 아니나 다를까 돌아온 수퍼맨은 단지 '슈퍼 파워'를 지닌 영웅적인 존재가 아니라, 지구인과 다를 수밖에 없는,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쉽사리 다가갈 수도 없는 존재로서 고뇌를 안고 있는 모습으로 묘사된다. 지금까지 나왔던 '수퍼맨' 시리즈 중 가장 드라마적 요소가 강화된 느낌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오락적인 요소가 약해진 것은 결코 아니다. 역대 최고인 2억5000만 달러(약 2200억여 원)의 제작비에서 알 수 있듯 '수퍼맨 리턴즈'는 '스펙터클'한 영상의 절정을 보여줬다. 수퍼맨의 눈에서 총알이 튕겨나가는 모습, 지각 변화로 붕괴할 위기에 있는 도시를 종횡무진 누비며 사람들을 구하는 모습 등이 바로 눈앞에서 펼쳐지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묘사됐다. (스포츠조선 김천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