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엉이패밀리 전국 오토캠핑대회가 5월12일부터 14일까지 2박3일의 일정으로 춘천 북한강의 섬 위도에서 열렸다. 오토캠핑 전문사이트 autocamping.co.kr가 주최한 이 행사는 2004년 가을 제1회 대회를 시작으로 매년 봄가을 열려 이번에 4회째를 맞게 됐다.
‘푸르른 자연 속에 하나 되는 우리’라는 슬로건 아래 열린 이번 대회는 240여 팀 1,000여 명의 캠퍼들이 참가해 대회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하며 명실상부한 캠퍼들의 축제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금요일부터 모여든 행사 참가자들은 위도의 넓은 잔디밭에 캠프사이트를 구축하고 본격적인 축제를 준비했다. 이 날은 밤에 열린 캠프파이어를 겸한 개회식이 행사의 전부였다. 전야제 성격인 이 날 행사는 개회선언과 함께 대회에 참가한 회원들이 서로 인사를 주고받고 즐기는 자리였다.
이튿날인 5월13일은 이번 대회의 거의 모든 이벤트가 열리는 날.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것은 이른 아침부터 괴성을 지르며 캠퍼들의 귀를 집중시킨 열기구. 초록빛 가득한 위도 캠핑장 한가운데 뜬 거대한 풍선은 그 자체로 볼거리였다. 주최측은 열기구 전문업체의 도움을 얻어 캠퍼들이 열기구를 이용해 공중부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당초 하루 종일 계속될 예정이던 열기구 체험행사는 오후 들어 바람이 심해지며 중단돼 아쉬움을 남겼다.
그밖에도 어린이들을 위한 그림그리기 대회, 가족 장기자랑 대회, 장작 빨리 자르기 대회, 매듭법 강좌, 폴딩 카약 체험, 서바이벌 게임, 오리엔티어링, 음악회 등 다채로운 행사들이 열렸다.
이번 대회는 캠퍼들에게 폭넓은 체험과 참여의 기회를 제공하는 여러 기획이 돋보였다. 특히 아웃도어레포츠 체험 이벤트를 강화한 것이 눈에 띈다. 이미 몇 회의 경험을 통해 캠퍼들이 좋아하고 원하는 것들을 잘 분석한 결과라는 자평이다.
체험 레포츠가 캠퍼들에게 가장 인기
13일 오전 9시부터 진행된 폴딩 카약 체험은 캠퍼들에게 아웃도어활동의 즐거움을 일깨우는 좋은 경험이 됐다. 오전과 오후 8개 조로 나누어 진행된 체험은 캠프장 인근의 강변에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카약 체험에 앞서 패들 다루기, 방향전환, 속도제어법 등의 요령을 숙지한 뒤 구명 복을 착용하고 배에 올랐다. 1~3인용 크기의 카약에 나눠 탄 이들은 잔잔한 북한강에서 뱃놀이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인기 만점의 행사 캠핑요리 경연대회는 토요일 정오까지 출품한 요리를 대상으로 우열을 가렸다. 심사는 관람객 중 추첨으로 선출된 회원들이 시식한 뒤 점수를 매기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총 24팀의 요리가 경합을 벌였는데, 심사 결과 반달곰 회원의 오이선이 1위 당선작으로 결정됐다. 심사위원들은 요리의 수준이 높아져 쉽게 당선작을 고르는 데 고심했다는 후문이다. 출품된 요리는 심사 후 관람객들에게 제공돼 함께 맛을 감상하는 기회를 가졌다.
어린이 그림 그리기 대회는 오후 1시에 발표된 ‘푸른 산 맑은 물’이라는 주제를 기초로 그린 작품을 오후 5시까지 제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100여 명의 어린이 예비화가들은 나름대로 상상과 창의력을 발휘해 그린 다양한 작품을 본부에 제출했다. 미술 분야에서 활동 중인 회원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은 공정한 심사를 통해 수상작을 선정했다.
체험 레포츠 이벤트인 서바이벌 게임 역시 어린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이 날 오후 실시된 서바이벌게임에는 30여 팀의 가족이 참가했다. 안전장비를 착용한 아이들은 상대팀이 발사한 페인트볼을 피해 이리 저리 숲속을 뛰어다니며 구슬땀을 흘렸다. 게임을 마친 후 사격대회를 통해 표적을 정확히 맞춘 아이들에게 부상이 전달되기도 했다.
오후부터 바람이 심해지고 간간히 비가 뿌리는 가운데 가족 장기자랑과 신록음악회 등이 연이어 열렸다. 가족 장기자랑 대회에는 총 20팀이 참가했다. 참가 캠퍼들은 능숙한 노래와 댄스로 주체할 수 없는 끼를 발산하며 경합을 벌였다. 이 날 장기자랑 대회는 공연이 끝난 후 곧바로 심사결과를 발표해 상을 수여하는 방식으로 치러졌다.
초여름 밤을 장식한 신록 음악회는 행사장 한 쪽에 마련된, 작은 배로 꾸며진 무대에서 열렸다. 빗방울이 떨어지는 가운데 열린 이 날 음악회에는 흥겨운 남미 음악을 연주한 잉카 엠파이어와 다양한 레퍼토리를 준비한 블루그래스 동호회가 출연했다. 비록 날씨가 나빠 많은 관람객은 모이지 않았지만, 참가자들은 흥에 겨워 함께 춤을 추며 어우러졌던 멋진 공연이었다.
캠핑대회가 열리는 동안 여러 캠핑용품업체의 장비 전시와 판매도 함께 진행됐다. 3일 동안 여러 캠핑카를 선보인 두성특장차를 비롯해, 새로운 오토캠핑용 텐트와 용품을 전시한 코베아, 자사 텐트 수리센터까지 가동한 버펄로, 대회 참가자들에게 차콜을 제공한 크로락스인터내셔날컴퍼니 한국지점 등이 후원업체로 참가했다.
벼룩시장도 열렸다. 캠퍼들은 평소에 자신이 쓰지 않는 용품이나 의류, 소품 등을 가지고 나와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며 좌판을 벌였다. 아이들의 참여도 두드러졌다. 학용품과 장난감 등을 필요한 것들과 교환, 판매하며 시장경제의 의미를 체험하기도 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오토캠핑의 박성호(51) 대표는 “캠핑대회가 캠퍼들을 위한 진정한 축제로 뿌리내린 것 같아 기분 좋다”면서, “우리나라 캠핑문화 확산에 일조하기 위해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했다. 마지막 날인 일요일에는 어린이 보물찾기와 시상식, 폐회식 등이 열리며 2박3일간의 오토캠핑대회는 막을 내렸다.
글= 김기환 기자 gjkim@chosun.com
사진= 김승완 기자 wanfot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