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할인 중단…관객 감소 불가피
스크린쿼터 축소…영화계 거센 반발
7월 1일부터 극장가에 찬 바람이 불어온다. 이날부터 이동통신사 고객을 겨냥한 극장 입장료 할인이 대폭 축소되고, 스크린 쿼터제도 축소 시행되면서 충무로에 위기가 닥쳤다.
지난주 서울시극장협회와 SK텔레콤·KTF·LG텔레콤 등 이동통신사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CGV·메가박스·롯데시네마·프리머스 등 대형 멀티플렉스에서 제공하던 이통사 카드 할인이 폐지된다. 관람요금(7000~8000원)의 20~30%에 달하는 할인이라는 강력한 ‘유인책’이 사라지는 셈. 대형 멀티플렉스들은 “당분간 관객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이통사들은 개별 극장과 제휴를 맺고, 멀티플렉스들도 독자적 할인제도를 모색하고 있다. SK텔레콤은 MMC·씨너스 등 전국 극장 50여 곳과 재계약을 맺어 1000원을 할인해주는 방식의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고, KTF와 LG텔레콤도 개별극장과 재계약 및 추가 계약을 추진 중이다. 대형 멀티플렉스들도 독자적 할인제를 개발하거나 정유회사 같은 다른 업체와의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카드 할인제보다 한국 영화산업에 영향을 미칠 더 큰 문제는 스크린 쿼터 축소. 지난 1월 재경부가 한-미 FTA 협상 선결조건으로 스크린 쿼터를 축소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7월 1일부터 한국 영화 의무 상영일수가 146일에서 73일로 대폭 줄어들게 된다. 올해의 경우 상반기와 하반기를 각각 비율에 따라 나눠 합산한 109일이 의무 상영일수다. 영화인들은 이에 대해 “즉각적 변화는 없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외화가 한국 영화산업을 크게 잠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무엇보다 한국 영화를 대하는 태도부터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 최용배 청어람 대표는 “극장에서 한국 영화를 배려해 상영관을 먼저 잡아주던 분위기가 사라지고, 제작자들의 투자 심리도 소극적으로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 판단 기준이 높아져 신인감독에게 돌아가는 기회가 현격히 줄면서 영화 산업 자체가 위축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최영재 사무국장은 “스크린 쿼터를 폐지한 대만은 현재 자국 영화 상영률이 1%에도 못 미치고, 극장과의 분배 협상에서도 할리우드 직배사 횡포에 시달리고 있다”며 “7월 1일 이후에도 축소 폐지운동을 지속적으로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스크린 쿼터 축소가 시행되는 7월 1일 영화인 1만여명은 서울 대학로와 광화문에서 대대적 집회를 벌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