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에서 배우로 거듭난 톰 크루즈 대표작

강인한 신체와 정신을 가진 청년 론은 애국심에 불타 해병대에 자원 입대해서 베트남으로 파견된다. 전투에서 실수로 베트남 민간인들과 전우까지 죽이게 되자 괴로워하던 그는 총에 맞아 하반신 마비의 중상을 입고 귀향한다. 베트남전 반대 시위가 점점 격해지는 미국 사회의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한 그는 점차 폭음을 하고 난폭한 행동을 일삼는다.
베트남전 참전군인 론 코빅의 실제 삶을 영화화한 올리버 스톤 감독의 역작. ‘플래툰’(1986) ‘하늘과 땅’(1993)과 함께 스톤의 ‘베트남 3부작’을 이룬다. 코빅과 스톤의 삶은 베트남전에 자원 입대해서 전투 중 부상을 입고 귀향한 뒤 오랫동안 부적응자로 고통스런 나날을 보냈다는 점에서 그대로 일치한다. ‘플래툰’에서 자신이 직접 체험한 전쟁의 참상을 그려냈던 감독은 ‘7월 4일생’에서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한 다른 이의 시선을 빌려 베트남전을 비판했고 이후 ‘하늘과 땅’에선 아예 수난당한 베트남 여성의 시각에서 영화를 만들었다. 스톤은 작심하고 달려든 반전 영화 ‘7월 4일생’에서 전쟁에 대한 태도를 서서히 수정해가는 한 남자의 심리를 생생하고도 섬세하게 묘사해 아카데미 감독상을 따냈다. 반면 톰 크루즈는 그해 아카데미에서 이 영화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지만 다니엘 데이 루이스(나의 왼발)에 밀려 수상엔 실패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의 열연으로 크루즈는 처음으로 연기력을 폭넓게 인정받으며 청춘 스타에서 역량 있는 배우로 탈바꿈했다. ‘7월 4일생’은 ‘매그놀리아’와 함께 크루즈의 최고 연기를 볼 수 있는 작품이다. 145분. 원제 ‘Born on the Fourth of July’. 1989년. ★★★★(5개 만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