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무더위에도 '이병헌을 찾는 사람들'

섭씨 36도의 찌는 듯한 무더위도 이병헌을 보려는 일본 팬들의 열기엔 고개를 숙였다. 3일 경북 예천군 용문면 선동마을. 산은 병풍으로 둔갑해 마을을 에워쌌다. 이날 낮 최고 기온은 섭씨 36℃. 바람 한 점 없었다. 찜질방을 방불케 했다. 하지만 오는 10월말 개봉될 예정인 '여름이야기'(감독 조근식)의 주인공인 이병헌(윤석영 역)을 향한 일본 팬들의 마음은 삼복더위도 무색케 했다. 역시 이병헌은 최고의 한류 스타였다. '여름이야기' 촬영 현장 공개 행사가 벌어진 이날 선동마을은 일본 팬들로 빼곡했다. 100명이 훌쩍 넘었다. 한국 팬까지 포함해 산골마을에 150여명의 외지인이 찾은 것이다. 선동마을은 웬만한 한국인도 찾기 어려울 만큼의 오지. 당연히 대형버스도 들어가지 못하는 산골마을. 그러나 이들은 이병헌을 보기 위해 관광버스를 대절해 마을 입구에 세워둔 채 미니버스로 이동하는 열성으로 촬영 현장을 찾았다. 선물까지 한아름씩 안고서. 직접 한글로 쓴 카드에다 이병헌이 애호하는 와인 등을 들고 이병헌의 일거수일투족에 환호했다. 물론 이병헌도 감동했다. '번지점프를 하다', '중독' 이후 4년 만에 정통 멜로를 선택한 이병헌은 자타가 공인하는 한류 스타. 특히 최근 일본 공영 NHK의 조사에서 톰 행크스, 장국영, 로버트 드니로 등과 함께 한국 배우로는 유일하게 일본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10대 배우에 선정됐다. 이병헌은 일본 팬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했다. 팬들 중에는 이병헌과 손을 잡은 후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이들도 있었다. '여름이야기'는 69년과 2006년의 긴 세월을 넘나들며 가슴 속에 묻어둔 아련한 첫 사랑을 찾아나서는 윤석영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멜로 영화. 이병헌의 상대 배우로는 수애(서정인 역)가 열연중이다. 특히 이병헌의 출연으로 크랭크 인을 하자마자 일본 수입 배급사인 SPO사가 400만달러에 수입계약까지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스포츠조선 예천=김성원 기자, 사진=김재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