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LG배 세계기왕전] 지뢰밭

〈제12보〉(177~199)=저우허양은 지난 달 초 일본서 막 내린 제19회 후지쓰배 준결승서 전년도 챔프 이세돌을 꺾었다. 결승 상대로 박정상이 올라오자 중국 바둑계는 “우승은 떼놓은 당상”이라며 흥분했지만 저우허양은 최후의 고비를 넘지 못한 채 준우승에 머물렀다. 국제 바둑계에서 절대 강자 없는 백가쟁명(百家爭名) 식 난타전은 당분간 더 계속될 전망이다.
난데없이 ?로 끊어온 장면. 누군가 “알딸딸한 수”라며 웃었지만 ‘족보’에 있는 끝내기 맥점이었다. 흑이 발끈해서 참고 1도 1로 받았다간 6까지 한순간에 역전된다. 179도 조심스럽다. 참고 2도 1은 욕심으로, 2 이하 9까지 선수로 당해 역시 ‘다 된 밥에 코 빠뜨리는’ 비극이 발생한다. 도처가 지뢰밭이란 이야기. 결국 182 이하 185까지 패(覇)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우리 바둑 속담에 “바둑엔 지더라도 패는 이겨라”란 게 있다. 서로 상대의 굴복을 요구하며 버티는 바람에 이 패 싸움은 꽤 지루하게 계속된다. 실제로도 보기보다 훨씬 큰 패. 199도 패감이 될까? 승부도 막바지에 다다랐다. (186 192 198…△, 189 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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