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극장가 공포물도 '가족애' 가미

여름이면 어김없이 공포 영화가 찾아온다. 공포물을 볼 때 오싹한 한기를 느끼거나 소름이 돋아 무더위를 떨칠 수 있는 독특한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6년 여름 영화시장은 달라졌다. 토양이 바뀌었다. 가족이 메인 테마로 떠올랐다. 공포물이라고 하더라도 가족애를 가미했다. 역시 가장 눈에 띄는 것이 '괴물'이다. '괴물'은 현재 한국 영화 역대 흥행 순위 1위인 '왕의 남자'(1230만명)를 뛰어넘을 기세로 진격하고 있다. '괴물'은 엄연히 말하면 괴수 영화다. 여전히 낯선 분야다. 하지만 '괴물'은 괴수의 한계를 가족간의 끈끈한 사랑을 통해 극복했다. 더구나 곳곳에 유머까지 배치해 시종 관객들의 마음을 끌고 당긴다.

현재 상영중인 '플라이대디'도 아버지와 딸의 관계를 조명했다. 평생을 성실하게 살아온 한 가족의 가장 장가필(이문식). 하지만 성격이 소심해 폭력의 희생양이 된 딸을 지키지 못하면서 곤경에 처한다. 가족 모두가 아버지를 원망한다. 그리고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던 장가필은 끝내 딸을 지키기위해 열아홉 싸움고수 승석(이준기)의 휘하에 들어가 수련을 한다. 결국에는 장가필은 악의 무리를 물리치고 가족의 영웅으로 태어난다. 17일과 24일 개봉하는 작품들도 온통 가족이 화두다. 특히 공포 영화인 '신데렐라'마저 모성애가 출발점이다. 성형외과 의사인 어머니(도지원)와 17세 발랄한 여고생 딸인 현수(신세경) 사이에서 한꺼풀, 한꺼풀씩 벗겨지는 '성형의 비밀'이 이채롭다.

'아이스케키'도 빼놓을 수 없다. 미혼모 밑에서 자란 소년 영래(박지빈)가 서울에 산다는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아이스케키 장사에 나선다는 내용이다. 아역들의 순수한 연기력에 해맑게 웃을 수 있는 영화다. 코믹물인 '원탁의 천사'도 가족을 위해 천사가 등장한다. 고등학생 아들과 단 하루라도 친구처럼 지내고 싶었던 아버지가 진짜 말 그대로 아들과 동갑내기 친구로 일시 환생하는 흥미로운 설정이다. '천사' 덕분에 색다른 상상력을 자극한다. 뿐만 아니라 가을 영화시장도 이러한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신양 주연의 '눈부신 날에'는 딸에 대한 양아치 아버지의 부성애를, 정진영 주연의 '번트'는 저능아 아들을 정상인과 함께 살게 하려고 애쓰는 아버지와 그 아들의 이야기를, '허브'는 저능아 딸과 어머니의 이야기를 각각 다루고 있다.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