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LG배 세계기왕] ‘한 줄’의 차이

〈제4보〉(47~58)=조한승은 각종 타이틀 전에 다섯 번이나 결승에 올라 모두 준우승에 그쳤던 불운의 기사. 우승 경력은 신인 기전 2회뿐이다. 이런 조한승을 가리켜 바둑계에선 “승부사치곤 성격이 너무 담백하다”고 평한다. 실제로 그의 바둑은 다른 경쟁자들처럼 떼를 쓰는(?) 법 없이 물 흐르듯 유장(悠長)하다. 과연 팬들은 앞으로 정상에 올라선 ‘사나운 한승씨’를 만날 수 있을까.
47은 한 줄 왼 쪽인 ‘가’가 정수. 참고 1도처럼 처리해야 뒷 맛없이 정비할 수 있었다. 동시에 A의 절단 노림도 훨씬 더 강력해졌을 것이다. 실전은 48 한 점이 눈엣가시처럼 두고두고 흑을 괴롭힌다. 어쨌든 54까지는 이렇게 될 곳.
55에서도 ‘한 줄’ 논란이 빚어졌다. 56의 은은한 압박(이른바 조한승 류다) 이후 57까지 너무 저자세가 됐다는 것. 따라서 55로는 ‘나’로 두고 백이 ‘다’로 침범해 오면 흑 ‘라’로 강력히 공격해가고 싶다는 중론이었다. 57로 참고 2도 1은 13까지 백이 선수로 좌변에 터를 잡는다. 58에 흑은 다시 장고 모드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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