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송강호 "강두 노랑머리는 내 아이디어"

괴물같은 영화 '괴물'이 한국영화사상 네번째로 관객 1000만 명 고지를 돌파했다. 그것도 역대 최단 기간인 21일 만이다. 이 기세라면 역대 최다 관객동원 기록을 갖고 있는 '왕의 남자'(1230만 명)를 넘어서는 것도 시간 문제다. 한국영화의 힘을 보여주고 있는 영화 '괴물'. 16일 새벽 전남 순창에서 차기작을 촬영 중인 주연배우 송강호로부터 1000만 돌파의 소감을 들어봤다. -관객 1000만 돌파 축하합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그런데 1000만 명이라는 숫자상의 의미보다는 한국영화에 대한 자긍심의 결과라는 게 더 기뻐요. 관객들의 관심과 사랑이 없었다면 이런 결과는 나오지 않았을 겁니다. 우리 손으로도 할리우드에 버금가는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런 걸 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행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들 모여서 축하파티라도 하셔야죠. 한 번쯤 모일 계획은 없나요? ▶영화 개봉 때 무대인사 다닌 후에 지금껏 출연배우나 스태프들을 만난 적이 없어요. 봉준호 감독은 해외영화제에 참석하고, 출연배우들은 차기작 찍느라고 바쁜 모양입니다. 다들 모여서 관객분들에게 인사 드려야 할텐데…. 아마 9월 2~3일쯤에 한 차례 모여서 무대인사를 다닐 것 같습니다. -영화에 대해 궁금한 게 몇 개 있는데요. 딸 '현서'(고아성)의 죽음에 대해 해석이 분분해요. ▶글쎄요. 관객들이 인터넷에 쓴 글을 보고서 '죽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봉준호 감독은 보다 큰 휴머니즘을 택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강두'의 노랑머리는 처음부터 설정된 것이었나요? ▶그건 제 아이디어였습니다. 강두는 사회적 소외계층을 대변하는 인물이죠. 그리고 영화가 무채색의 느낌을 주는 것 같아서 제가 봉 감독한테 제안했습니다. -촬영 현장에서 허공에 대고 연기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처음엔 황당했죠. 가끔 카메라에 대고 연기할 때가 있긴 하지만 허공에 대고 연기하긴 처음이었죠. 상대와 감정의 교류없이 연기한다는 게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기술적인 측면에선 문제 없었습니다. -극 중 "노 바이러스(No, Virus)?"라고 말하는 대목에서 관객들이 많이 웃었는데요. 실제 연기는? ▶예, 많이들 웃으시더라구요. 그러나 전 나름대로 진지하게 연기한 대목이었습니다. -차기작 촬영중이라는데 또 다른 변신을 기대합니다. ▶요즘 '우아한 세계'라는 영화 촬영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곧 좋은 모습으로 관객분들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그동안 건강하세요. (스포츠조선 김인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