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1500마리 시행착오로 '흥행 괴물' 탄생

영화 '괴물'의 사실적이고 독특한 괴물이 나오기까지는 1년 4개월 동안 무려 1500마리의 시행착오가 있었다. 2003년 12월부터 구상에만 1년, 그후 1년 4개월의 실제 제작 기간을 거쳐 지금의 돌연변이 괴수가 탄생했다. 처음부터 봉준호 감독은 기존 할리우드 괴수와는 딴판의 괴물을 상상했다. 난폭하고 신경질적이지만 때론 비틀대다가 넘어지기도 하고, 때론 인간적인 연민을 느끼게 하는 캐릭터. 장희철 디자이너와의 교감 끝에 괴물의 원형 디자인이 만들어졌다. 크기는 버스만하고 짧은 다리 한쌍으로 걷고 뛰는 괴물.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기형다리 1개와 뒷다리가 되다가 중단된 돌기, 그리고 길고 날렵한 꼬리에 연꽃처럼 5갈래로 벌어지는 입까지. 어류와 양서류를 섞어놓은 듯한 개념의 괴물은 생물학적 지식은 물론, 감정 표현이 들어가야 했다. 디자인으로 나온 괴물은 다시 실제 축소형 모델로 제작됐다. '반지의 제왕', '킹콩' 등의 다양한 생물체를 제작했던 뉴질랜드의 웨타 워크샵이 모델링을 맡았다. 괴물의 디자인을 본 웨타 워크샵 측은 "우리가 17년에 쌓아올린 것을 괴물팀은 2년 만에 이뤄냈다"며 당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같은 괴물 제작에 쓰인 돈은 약 50억원. 전체 제작비 112억원의 절반에 육박하는 비용이 괴물의 '개런티'로 제공됐다. (스포츠조선 김인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