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의 여인' 고현정 '과거의 고현정은 없었다'

어두운 그늘을 걷어냈다. 그녀의 파격적인 변신은 놀라웠다. 고현정의 첫 영화 데뷔작인 '해변의 여인'(감독 홍상수)이 드디어 세상에 나왔다. '해변의 여인' 언론시사회가 21일 서울 종로 서울극장에서 열렸다. 긴장 반 기대 반이었다. 고현정도 그랬다. 하지만 그녀의 대변신은 화려하다 못해 눈이 부셨다. 한 장면 한 장면 시선을 놓기 힘들었다. '해변의 여인'은 여행지에서 하룻밤을 보낸 두 남녀의 유쾌한 동상이몽을 그린 로맨스 영화. 고현정은 감정 표현이 솔직하고 자유 분방한 싱어송라이터인 문숙 역을 맡았다. 상대 역에는 김승우가 열연했다. 푼수끼 넘치는 그의 대사 한 마디, 한 마디는 압권이었다. 또 청순하고 도도한 이미지도 벗었다. "왜 지랄이야", "제 키 너무 크죠? 잘라버리고 싶어요" 등의 다소 거친 말을 태연스럽게 내뱉을 때는 과연 고현정이 맞는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고현정도 시사회 직후 웃음꽃이 활짝 폈다. 사실 고현정은 이번 영화가 모험이었다. 결혼 전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 '엄마의 바다', '모래시계' 등 주로 드라마에 출연했고, 이혼 후 복귀작도 드라마 '봄날'을 선택하는 등 드라마만으로 활동했다. 하지만 기왕 연기에 복귀한 만큼 영화 출연은 당면 과제였다. '해변의 여인'의 섭외가 들어올 때 가장 우울한 시기였지만, 평소 존경했던 홍상수 감독의 작품이라는 것을 알고 흔쾌히 출연을 결정했다. 고현정은 "영화를 보면서 여러분들이 웃으시는 부분에서 같이 웃을 때 정말 행복했다"고 말했다. 또 평소 문숙의 성격과도 흡사하다고 했다. 고현정은 "내가 어떻게 비쳐지는지 모르겠지만 문숙이 내뱉은 거친 말들은 나 또한 평소에 쓰는 말이다. '해변의 여인'을 본 후 속편이 제작되기를 기대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스크린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대해서는 "어찌 그리 후덕한지. 많이 가꿔야 하고, 살을 빼야겠다"고 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한편, 고현정은 좀처럼 지워지지 않는 자신의 과거에 대해 "지금부터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달렸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