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 영화계 은퇴시사

김기덕 감독이 한국 영화계에서 물러날 뜻을 시사해 영화계에 파문이 일 전망이다. 김 감독은 21일 오전 연합뉴스에 보낸 '김기덕의 사죄문'이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통해 '괴물'과 관련, 최근 자신이 했던 말들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했는데 개중 자신의 영화 세계에 대해 자학하면서 영화계를 은퇴하겠다는 뜻을 시사하는 대목이 포함됐다. 이 메일에서 김 감독은 "이번 관객들의 질타를 계기로 차분히 제 영화와 영화작업을 돌아보니 참으로 한심하고 이기적인 영화를 만들었고, 한국사회의 어둡고 추악한 모습을 과장하여 관객에게 강요하고 관객들로 하여금 불쾌감을 갖게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 모두 행복하고 밝게 살고 싶어 하는 관객들에게 저예산 영화의 가난함을 핑계로 관람을 강요하고 자위적이고 자학적인 저 개인의 영화를 예술영화라는 탈을 씌워 숭고한 한국의 예술영화들과 영화작가들을 모독한 점도 깊이 사죄한다"고 밝혔다. 또 "모두 감추고 싶어하는 치부를 과장해 드러내는 저 자신의 영화가 너무 한심하고, 사람들에게 불안한 미래와 사회에 불신을 조장한 것이 너무도 죄스럽고, 맛있게 먹은 음식이지만 똥이 되어 나올 때 그 똥을 피하려는 사람들의 마음을 미처 이해하지 못하고 영화를 만들어 온 지난 시간이 너무 부끄럽고 후회스럽다. 이번 사태를 통해 가까운 주변 사람들을 통해서도 제 자신이 한국에서 살아가기 힘든 심각한 의식장애자임을 알았다. 저야말로 한국 사회에서 기형적으로 돌출해 열등감을 먹고 자란 괴물임을 알았다"고 스스로를 폄훼했다. 발언의 수위를 점점 높여나간 그는 급기야 자신의 작품들을 모두 쓰레기라 치부하면서 "늦었지만 이제라도 한국 관객의 진심을 깨닫고 조용히 한국 영화계에서 물러날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이라 생각한다"며 은퇴를 시사해 귀추가 주목된다. 김 감독은 지난 18일 MBC '100분 토론'에 나와 영화 '괴물'의 스크린 싹쓸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토로했다가 누리꾼들의 뭇매에 직면했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