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마 주춤한 한게임… 뒤돌아 보니 KIXX

광주 연고 팀으로 출전한 KIXX의 전력은 막강하다. 전, 현 세계 챔프인 최철한과 박정상을 선봉으로 물가정보배 준우승자 최원용, LG배 8강 멤버 홍민표에 ‘인터넷 스타’ 이재웅까지, 매 번 1명은 쉬어야 하는 게 아까울 정도로 알 찬 멤버다. 올해 드래프트가 끝난 직후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이 팀이 꼽혔던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막상 선두를 질주한 팀은 경기도 연고 팀 한게임. KIXX는 그 뒤를 쫓아가기에 바빴다.
후반기 초입인 지난 주 17, 18일 이 두 팀이 맞닥뜨렸다. 결과는 KIXX가 3대1로 승리, 승점 3점을 보태 일약 16점이 됐다. 까마득해 보이던 선두 한게임은 발이 묶인 채여서 두 팀의 승점 차는 이제 단 1점뿐이다. 두 팀은 KB국민은행 2006 한국바둑리그 선두 자리를 놓고 앞으로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치열한 접전을 펼치게 됐다.

KIXX의 한게임 격파에 첫 주춧돌을 놓은 선수는 홍민표. 시즌 초반 4연승을 달려 한게임의 ‘복덩이’로 불리던 온소진을 잡으며 팀에 소중한 선제점을 선사했다. 홍민표 개인적으로도 초반 4연패 이후 2연승의 쾌거다. KIXX는 3번 주자 박정상과 최종 주자 최철한이 각각 이영구 김성룡을 제쳐 전반기 때의 1대3 패배를 설욕하는데 성공했다. 한게임 2번 주자 원성진은 최원용을 흑 불계로 제압, 개인 전적 7승 2패를 마크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제일화재 대 파크랜드의 서울 투어가 벌어진 20일 인터컨티넨탈 호텔엔 1000명이 넘는 팬과 30여명의 프로 기사들이 운집, 근래 보기 드문 축제를 펼쳤다. 팬들은 카메라 플래시를 연신 터뜨리며 사인 공세를 펼쳐 웬만한 연예인 공연장을 방불케 했다. 다면기 행사는 100명으로 제한되는 바람에 추첨으로 참가자를 결정했을 정도였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바둑을 정규과목으로 채택 중인 군포 흥진초교 학생 30여 명도 대거 행사장을 찾았다.
중·상위권 도약에 안간힘을 다 하고있는 양 팀 간의 경기 결과는 2대2 무승부. 홈 팀 제일화재는 대회 최연소 선수 김지석(17)이 최고령 기사 오규철(54)을 꺾고 선제점을 따냈으나 파크랜드 강동윤(17)이 송태곤을 제치면서 균형을 되찾았다. 이어진 승부에서 파크랜드 조훈현, 제일화재 이세돌 등 양 팀 주장이 각각 안달훈, 김주호를 백 불계로 눌러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파크랜드는 6경기 연속 무승부 속에 염원의 첫 승을 다시 다음 기회로 미루었다. 바둑리그는 제3회 도요타덴소배와 일정이 겹쳐 한 주 휴식을 취한 뒤 31일부터 영남일보 대 월드메르디앙 전으로 속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