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정 파워', 스크린도 통할까?

31일 드디어 고현정이 스크린에 데뷔한다. 독특한 작품세계로 잘 알려진 홍상수 감독의 일곱번째 작품 '해변의 여인'(제작 영화사봄)을 통해서다. 관심은 영화배우로서는 처음 관객들과 만나는 고현정이 이 영화로 얼마나 많은 관객들을 끌어모을지에 쏠려 있다. 지난해 초 10년만에 드라마에 컴백하면서 화제를 낳았듯 이번에도 그녀의 '파급효과'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일단 상황은 매우 긍정적으로 보인다. 시사회 후 평단의 긍정적인 평가에 힘입어 '해변의 여인'은 무려 200개의 스크린을 확보했다. 홍상수 감독의 이전 작품인 '극장전'(2005년)이 올라갔던 스크린 수가 29개. 그 때에 비하면 무려 7배로 늘어난 셈이다. 게다가 홍상수 감독 작품 가운데선 처음으로 15세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노출 등의 이유로 단골 '18세'였던 이전 작품들보다 크게 완화됐다. 적당한 노출을 기대하는 팬들에겐 좀 아쉬울지 몰라도 관객들과 만날 수 있는 영화의 접점이 한층 더 넓어졌다. '대진운'도 그리 나쁘지 않다. 같은 날 개봉하는 영화가 '천하장사 마돈나', '일본침몰', '레이크하우스' 등. 각각 코미디, 재난 드라마, 멜로 등을 표방하고 있어 관객층부터 다르다. 특히 '해변의 여인'은 영화소비의 주 관객인 20대 혹은 30대 여성팬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하룻밤 로맨스에 대해 노골적이라고 할만큼 남성의 심리를 솔직하게 표현해낸 홍상수 감독의 연출 솜씨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큰 원동력은 역시 고현정의 능청스런 연기다. 기존의 잔잔하고 담백한 모습에서 180도 변신한 연기가 눈길을 확 잡아 끈다. 거친 욕설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내뱉는 모습을 보면서 관객들은 "고현정에게도 저런 모습이 있었나"라며 놀라고 있다. 30일 열린 전야제는 이런 관심을 입증이라도 하듯 폭발적인 호응 속에 치러졌다. 당초 2개관 3000여명을 예상했던 제작사는 쇄도하는 시사회 요청에 따라 5개관 5000여명으로 늘렸다. "자신의 영화 데뷔작을 홍상수 감독 작품으로 할 수 있어서 좋았다"는 고현정의 흥행 성적이 더욱 궁금해진다. (스포츠조선 김인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