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시사회, 박수대신 감동의 눈물만...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는 순간 박수를 칠 수 없었다. 대신 눈물이 그 자리를 메웠다. 작가 공지영의 베스트셀러를 영화화 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감독 송해성, 제작 LJ필름, 이하 우행시)이 4일 가을바람을 타고 세상에 나왔다. 서울극장 시사회장은 감동의 물결로 가득찼다. 눈물바다였다. 훌쩍이는 소리로 인해 가슴이 벅차올랐다. 사형수 윤수(강동원)와 자살 미수자 유정(이나영)의 운명적 만남, 그리고 사랑. 단 사랑은 현대적 개념의 남녀의 사랑이 아니다. 인류의 절대적인 사랑인 아가페와 비견될 만큼 고귀하게 느껴졌다. 쉽지 않은 배역인데도 불구하고 20대인 이나영과 강동원의 내면 연기는 압권이었다. 특히 이나영은 2004년 개봉한 '아는 여자' 이후 2년 만의 컴백이었다. 그동안의 쉼표는 새로운 향기를 묻어나게 했다. 연기의 진미와 성숙이다. 송해성 감독은 "만약 영화가 좋지 않은 평가를 받으면 그 죄는 다 나에게 있다. 배우들은 자신의 진심을 담아 촬영에 임했고 100% 만족한다"고 평가했다. 이나영도 "100% 감정연기였던 만큼 다 힘들었다. 하지만 촬영장 분위기가 좋아 우리끼리는 서로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말한다. 사소한 것 모두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영화 관계자들은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멜로 영화로는 오랜만에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는 대작"이라고 극찬했다. 영화 '괴물'의 대박 이후 뚜렷한 반전이 없었던 극장가도 술렁이고 있다. 다음달 14일 개봉하는 '우행시'의 스크린수는 400개 안팎으로 점쳐졌다. 그러나 시사회 직후 러브콜이 쇄도해 개봉관 수가 500개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멜로물로는 최다 개봉관이다. 종전 멜로영화 최다 개봉관을 자랑하던 '너는 내 운명'(355개)과 2위인 '내 머리 속의 지우개'(288개)보다 훨씬 많은 숫자다. 더구나 개봉 첫 주에 바람만 탈 경우 '괴물'에 이어 또 다시 대박을 터트릴 수 있는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한편, 사형수 얘기를 다루는 '우행시'는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사형제 폐지 논란에 기름을 부을 것으로 보인다. 강동원은 '사형 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사실 이런 질문 받으면 어떻게 답해야 할지 고민을 했다. 특수한 사건의 피해자가 돼 보지 못한 상태에서 그에 대한 언급을 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며 "그러나 인간이 인간을 심판할 수 없다는 것은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