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김부선 등 '우행시' 감초 연기 빛나

고깃집도 반찬이 맛있어야 제격이다. 영화도 마찬가지. 아무리 주연배우 캐스팅이 좋아도 조연이 시원치 않으면 보는 맛이 떨어지기 마련. 4일 시사회를 가진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이런 면에서 타작품들의 부러움을 살 만했다. 강동원과 이나영이라는 산뜻한 주연 캐스팅에 조연군단 역시 화려했으며, 그들의 열연 역시 감칠맛을 더했다. 윤여정 김지영 정영숙 김부선 강신일 오광록 장현성…. 윤여정은 유정(이나영)과 윤수(강동원)를 이어주고 깊은 배려로 감싸 안는 모니카 수녀 역을 맡았다. 김지영은 윤수에게 살해된 파출부의 어머니인 박할머니 역을 맡아 용서의 진정한 의미를 그려냈으며, 정영숙은 유정에게 감당할 수 없는 상처를 주고 자신도 딸에게 거부 당하는 엄마 역으로 등장한다. 또한, 김부선은 윤수의 운명을 사형수로 뒤바꿔 놓는 홍여인으로 등장해 강한 인상을 남기며, 강신일은 ‘만남의 방’에서 두 사람의 만남을 지켜주고 격려하는 이주임이 되어 따뜻한 온기를 전한다. 오광록은 윤수에게 뜨거운 동료애를 보여주는‘사형수 2896’을, 장현성은 이해할 수 없는 동생 유정을 이해해보려 노력하는 큰오빠 역을 연기했다. 캐스팅 과정에서 송해성 감독이 내세운 기준은 바로 진심. 출연을 하고 싶은 이유를 물어 이 영화가 품고 있는 메시지에 공감하고 그 메신저가 되길 원하는 마음인지, 그렇지 않은 다른 이유인지를 파악한 후 최종 캐스팅 결정의 기준으로 삼았다. 이렇게 시작된 '우행시' 촬영 현장에서는 진심’과 '행복’이라는 단어가 아주 자연스럽게 오가곤 했다는 후문. "그 마음이 진심이면 충분해. 표정은 신경 쓰지 않아도 좋아요”, "여기서는 눈물을 흘리지 않는 게 진심에 가까운 거 같아요. 다시 가볼게요”, “윤수가 되어가는 전과정이 행복했습니다”, “영화를 촬영하면서 행복이라는 감정을 그렇게 자연스럽게 느껴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등등. 감정을 과장하는 대신, 진심의 파장이 관객의 마음에 전해지면서 눈물바다른 이룬 '우행시' 시사회 객석, 올 가을 극장가에 눈물주의보를 예고하고 있다. 　 (스포츠조선 김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