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익 감독, "'라디오 스타'는 안성기-박중훈 위한 영화"

'칠수와 만수'(1988년), '투캅스'(1993년), '인정사정 볼 것 없다'(1999년) 그리고 2006년 9월 '라디오스타'. 안성기와 박중훈. 그 이름만으로도 든든한 두 국민배우가 7년만에 다시 만났다. 영화를 통해 우정을 나눠온 20년의 세월에서 네번째 만남. 이젠 눈빛만 봐도 아는 경지를 넘어선 명콤비다. 척하면 착. 장군이면 멍군. 서로가 너무 편하다. 이는 지켜보는 사람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된다. 조용하고 나직하지만 세월과 연륜이 만들어낸 신뢰와 무게는 여느 블록버스터의 그것에 못지 않다. 이번엔 한물 간 록가수와 매니저의 이야기다. 아직 정신차리지 못한 록가수 '최곤'은 박중훈이, 이런 록가수를 오랫동안 애증의 눈으로 뒷바라지하는 매니저 '박민수'는 안성기가 맡았다. 마치 맞춤복을 입은 느낌. 형과 동생으로, 선배와 후배로, 매니저와 스타로 이보다 더 적합한 캐스팅이 있을까? 이를 두고 이준익 감독은 "'내일을 향해 쏴라'의 폴 뉴먼과 로버트 레드포드가 그랬던 것처럼 안성기와 박중훈이라는 '국가대표급' 배우에게 바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두 사람이 아니면 이 영화는 없다"고 말했다.

안성기와 박중훈도 "'라디오스타'에 출연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고 완벽했다"고 답했다. 안성기는 촬영을 하면서 이렇게 행복감을 느끼면서 한 적이 있었나하는 생각을 했고, 박중훈은 오랜만에 진짜 적역을 맡은 느낌을 받았다. 없는 것을 끄집어낸 게 아니라 두 사람은 지금껏 갖고 있던 그대로를 펼쳤다. 그래서 강원도 영월의 촬영장엔 항상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만족감에 미소짓고, 편안함에 웃었다. 안성기를 두고 박중훈이 한 평가는 두 사람의 '관계'와 영화의 완성도를 미루어 짐작케한다. "고3 때 '적도의 꽃'을 보고서 대단한 에로배우가 나왔구나고 생각했다. 안성기는 남자배우로서 캐릭터 연기로 관객을 사로잡은 배우였다. 지금도 그런 선배와 같이 작업한다는 게 나로선 영광이다." 과연 두 사람의 하모니는 어떻게 펼쳐질까? '라디오스타'는 28일 개봉한다. (스포츠조선 김인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