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배우들… “아·름·답·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감독 송해성·14일 개봉·이하 ‘우리…’)은 두 젊은 배우의 빛나는 매력이 모든 것을 압도하는 작품이다. 이들은 오랜 고통을 떨쳐내며 펑펑 울어도, 죄수복을 입은 채 쭈그려 앉아도, 여전히 아름다웠다. 세 차례에 걸쳐 자살을 기도했던 여자가 세 명을 죽여 사형수가 된 남자와 만나는 슬픈 이야기. 강동원과 이나영은 어둠 속에서 한순간에 파르르 떨리며 타오르는 두 자루의 양초 같았다. “안아주고 싶은 남동생 이미지도 좋아”

#1. 186㎝의 키에 작고 섬세한 얼굴의 강동원. 그도 ‘(잘생긴) 외모에 (연기자로서) 콤플렉스가 있다’고 말해 사람들을 좌절케 하지 않을까. “아뇨. 무조건 좋죠. 이미지 때문에 부담 느끼진 않아요. 다만 그와 무관하게 한 걸음씩 배우로서 길을 갈 뿐이에요.” 그렇다면 여성 팬들에게 어필하는 그의 매력이 ‘기대고 싶은 오빠’가 아니라 ‘안아주고 싶은 남동생’에 더 가깝다는 사실은? “그것도 좋아요. 책임감을 덜 느껴도 되니까요 (웃음).” “시사회 쫑파티… 눈물이 나더라고요” #2. ‘우리…’에서 윤수(강동원)는 유정(이나영)과의 면회날을 떠올리며 “목요일만 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강동원은? “‘어제’만 같았으면 좋겠어요. ‘우리…’는 참 기분 좋게 찍은 영화였어요. 어제 시사회 마치고 ‘쫑파티’를 하는데 ‘수고했다’는 문자메시지가 계속 들어왔어요. 제 마음에 남을 영화 한 편을 이제 끝내는구나 싶은 생각에 눈물이 나더라고요.” “괴물 같은 배우였다고 생각해줬으면…”

#3. 액션 사극 ‘형사’와 멜로 ‘우리…’를 내놓은 그는 차기작 ‘그 놈 목소리’에서 흉악한 유괴범을 연기한다. 연이은 선택만 봐도 ‘배우 강동원’의 연기 욕심이 얼마나 큰지 드러난다. 아마도 ‘우리…’는 관객들이 강동원의 ‘외모’가 아닌 ‘연기’에 좀더 주목할 첫 영화가 될 것이다. “모든 이력이 끝났을 때 저를 괴물 같은 배우였다고 생각해줬으면 정말 좋겠어요. 완전히 캐릭터에 녹아들어 소름 끼치는 연기를 했던. 물론 아직 한참 멀었죠.” 깍지 낀 두 손에 잔뜩 힘을 주며, 젊은 배우는 수십 년 후의 미래를 이야기했다. “매번 계산해서 행동하면 곧 바닥 보여요” #1. 이상하다. 이미지도 자꾸 쓰면 줄어들기 마련인데, 이나영이란 배우 특유의 신비감은 좀처럼 바닥을 드러내지 않는다. “매번 계산을 해서 행동했다면 지금쯤 다 탄로나지 않았을까요. 항상 솔직하게 임했기에 역설적으로 그럴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눈물요? 평소땐 이 악물어서라도 참아” #2. 이나영은 눈물을 부정하면서 운다. 눈물이 흐를 때, 그녀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며 눈물을 훔친다. 세상에 속내를 들키지 않으려는 자의 오기와 어느새 눈물을 쏟고 마는 자의 슬픔 사이에 배우 이나영이 있다. “‘우리…’에서 우는 장면을 다 찍고나니 무릎 관절이 너무 아팠어요. 사실 평상시엔 참을 때가 많아요. 무너질 것 같으면 이를 악물어서라도.” “38번이나 반복해 찍어도 연기에 흥미” #3. 이나영은 생각보다 밝고 집념이 강했다. 38차례나 반복해 찍은 장면을 설명할 때 그녀에게선 ‘직업’에 대한 흥분과 자부가 고스란히 배어나왔다.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땐 그저 N.G만 안 내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다들 성격 때문에 제가 오래 못 할 거라고 했죠. 그런데 이젠 점점 흥미가 생겨요. 새 작품 시작할 땐 늘 자신감 제로지만, 일이 저를 긴장시키는 게 좋아요. 저 같은 배우 한 명 있는 것도 재밌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