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6.09.18 11:33 | 수정 : 2006.09.18 11:33

가문의 부활'서 또 한번 웃음연기

'가문의 부활'의 초강력 웃음 바이러스 탁재훈. / 송정헌 기자
그야말로 탁재훈 시대다. 올 추석 대한민국을 웃음바다로 만들겠다는 영화 '가문의 부활'(감독 정용기, 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도 그를 위한 영화다. 탁재훈(장석재)은 영화의 전 분량 가운데 80% 이상 참여했다. 주연들 중에서도 단연 으뜸이다. 탁재훈의 형으로 나오는 신현준(장인재)이 "영화가 잘못되면 80%는 탁재훈 책임"이라고 할 만큼 그는 이 영화에서 군계일학이었다. 88년 연출부에서 일을 하며 처음으로 영화와 인연을 맺은 탁재훈. 가수와 명MC로도 유명하지만 어느덧 배우라는 수식어가 낯설지 않다.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그를 '가문의 부활' 개봉(21일)에 앞서 서울 삼청동에서 만났다.  
"연예계 첫발도 영화로" ★영화배우 탁재훈입니다
탁재훈은 요즘 눈코뜰새가 없다. 하루 24시간이 모자란다. 올 겨울 개봉 예정인 영화 '내 생애 최악의 남자'(감독 손현희)의 촬영이 한창인 데다 진행중인 TV 프로그램도 2개나 된다. "반짝 인기"라고 쑥스러워하지만 그만큼 그의 상품 가치가 높다는 것을 방증한다. 특히 영화에 대한 애정은 각별한다. 영화배우라는 수식어를 들을 때마다 행복하다고 한다. 영화를 논하면서 탁재훈은 "미련"이라는 표현을 썼다. 연예계 첫 발을 내디딜 때 맨먼저 영화를 알았고, 앞으로도 그 미련을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겠다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아마도 입담은 선천적" ★애드리브의 제왕
탁재훈은 애드리브의 제왕이다. 순간 순간 그의 입에서 툭툭 튀어나오는 번뜩이는 말들을 보고 있자면 황홀할 지경이다. 물론 말장난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웬만한 순발력을 갖고 있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가문의 부활'은 탁재훈 애드리브의 결정판이다. 영화라서 한계가 있었지만 직접 각색을 하며 모든 정열을 쏟아부었다. 반 박자 빠른 대사 처리와 걸쭉한 입담, 여기에 능청스런 사투리가 가미되며 '폭소기관차'로 제 역할을 다했다. 탁재훈은 "애드리브를 준비하지는 않는다. 다만 매순간을 즐길 뿐. 입담은 선천적인 것 같다"며 웃었다.
"코믹물 러브신이라…" ★첫 베드신, 허공만 갈랐다
역시 '가문의 부활'의 하이라이트는 탁재훈의 첫 베드신이다. 아직 영화에서 키스 한 번 못해본 터라 기대가 상당했다. 그러나 그의 기대는 허공만 갈랐다. 상대가 바뀐 첫 베드신에서는 이불 속에서 신이를 밑에 두고 연신 손으로 애꿎은 이불만 쳤다. 두 번째 베드신은 더 했다. 본론에 들어가기도 전에 그의 몸은 온통 촛농과 얼음으로 뒤덮였다. 그래서 그럴까. 탁재훈은 "코믹물 베드신이 다 그렇죠"라며 입맛만 다셨다.
"상상플러스 하차 고민" ★에필로그-탁재훈의 단상
만면에 늘 웃음이 가득하지만, 그 웃음에는 고독도 있다. 탁재훈은 요즘 생각이 많다. 흥행도 그렇다. 610만을 기록한 '투사부일체'를 마지노선으로 설정했지만 관객들이 어떤 심판을 내릴지 걱정이다. 그러면서 그의 작은 소망은 "별 생각하지 마시고 편안하고 즐겁게 봐 달라"는 것이다. 또 TV 가을 개편을 앞두고 자신의 거취도 도마에 올려놓았다. 결정된 것은 없지만 KBS 2TV '상상플러스'의 하차를 심사숙고하고 있다. "오래 했잖아요. 이젠 시청자들이 식상해 할 수도 있을 것 같아 요즘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있습니다." 탁재훈의 2006년 가을은 이렇게 흘러가고 있다.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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