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한 웃음 중무장 '가문의 부활'

영화를 보면서 예술을 논한다. 그리고 판단한다. 고급이냐, 저급이냐. 보편적인 잣대라면 '가문의 부활'(감독 정용기, 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은 후자에 속한다. 하지만 작품성과 흥행은 비례하지 않는 것은 엄연한 진리다.

어느덧 코미디물은 추석 영화시장의 감초가 됐다. '가문의 영광' 세 번째 시리즈인 '가문의 부활'도 오로지 웃음에 초점을 뒀다. 추석 최고의 기대작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수미 신현준 탁재훈 김원희 등 2편인 '가문의 위기'의 주요 캐릭터가 그대로 등장한다. 속편 영화의 아킬레스건을 고스란히 떠안았다. 하지만 이 영화는 톱니바뀌처럼 잘 짜여진 구성보다는 웃음 강도를 증폭시키며 이를 만회하려했다. 그래서 '가문의 부활'은 무시할 수 없는 강력한 흥행 우승 후보다. 검사 며느리를 맞는 것을 계기로 조직폭력배 백호파는 손을 씻고 김치 사업에 뛰어든다. 어머니 홍덕자(김수미) 회장의 출중한 손맛 덕분에 승승장구하며 사업은 날로 번창한다. 그러나 인재(신현준)와 원한 관계인 명필(공형진)이 어린이날 특사로 석방되면서 김치 사업은 위기를 맞는다. 음모를 꾸미고, 그 덫에 석재(탁재훈)가 걸려든다. 그리고 가문은 몰락하고, 부활은 가문의 사명이 된다.

이야기를 전개하는 과정에서 작위적인 면이 없지 않다. 실소도 곳곳에서 터진다. '과유불급(지나치면 아니함만 못하다)'이라는 사자성어도 떠오르며 씁쓸한 뒷 맛도 느껴진다. 하지만 강력한 애드리브로 중무장한 배우들의 개인기는 여전히 녹슬지 않았다. 특히 코믹 베드신과 능청스러운 사투리 연기로 전편에 비해 훨씬 비중이 높아진 탁재훈의 연기는 눈에 띈다. 가문의 정신적 지주 김수미의 내공과 백호파를 창립한 김용건의 깜짝 등장도 흥미롭다.

어찌됐든 이제 모든 판단은 관객의 몫이다. 가문의 둘째 며느리인 신이는 말했다. "배우들이나 기자들이 영화를 보는 눈과 관객들의 평가와는 상당히 차이가 난다. 내가 찍었던 전작 '구세주'의 시사회 때는 기자들이 오늘 참석한 것보다 절반도 되지 않았고, 심지어 '쓰레기'라는 평가도 있었으나 결국은 흥행했다." 그럼 '가문의 부활'은 과연 얼마나 많은 관객을 모을까. 21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