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편으로 관객의 호기심을 잡아라

엘리베이터 안. 검사와 권력층의 비호를 받는 한 남자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다. 영화 ‘공공의 적 2’ 예고편의 일부분인 이 장면은 정작 실제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다. 바로 영화의 장면을 전혀 보여주지 않거나 조금만 보여주면서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티저(teaser) 예고의 전형이다. ‘키다리 아저씨’의 티저 예고는 동화의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2D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됐고, ‘태극기 휘날리며’의 예고는 전쟁영화지만 오히려 형제애와 사랑에 초점이 맞춰졌다. ‘싸움의 기술’은 유명 광고를 패러디해 예고편을 제작, 관객들에게 친근하고 코믹하게 다가갔다.

22일 오후 11시55분 방송하는 EBS ‘시네마 천국’에서 이렇게 독특한 방법으로 2분 안에 관객을 사로잡아야 하는 ‘초미니 사이즈 영화’, 영화 예고편의 세계를 들여다본다. ‘재미있고 관객의 시선을 끌면서도 영화를 왜곡시키지 말아야 한다’. 영화 예고편 감독들이 말하는 좋은 영화 예고편의 조건이다. 실제 스토리와는 다소 동떨어진 듯하면서도 영화의 특징을 충실하게 보여줘야 하는 ‘영화 예고편’에는 최근 충무로에 불었던 변화의 바람이 그대로 반영됐다. 중요한 마케팅 수단으로 인식되면서 예고편 시장도 확대돼 매체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는 추세. 전문가들은 극장뿐 아니라 TV, 옥외광고, 지하철, 인터넷, 나아가 핸드폰으로도 예고편을 받아볼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견한다. ‘태극기 휘날리며’의 예고편을 제작한 남화정 감독과 ‘싸움의 기술’에서 감각적인 영상이 돋보이는 예고편을 제작한 임재완 감독이 출연, 영화예고편의 제작과정과 생생한 현장 이야기를 들려주고 감독이 추천하는 ‘최고의 영화 예고편’을 감상하는 시간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