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LG배 세계기왕전] 인계철선

〈제5보〉(51~56)=무모하게 움직이던 흑 병사들이 미리 장치된 인계철선(引繼鐵線)을 건드린 격. 그 순간 폭발은 즉각, 에누리없이 뒤따르고 있다. 포위된 좌하 흑 대마는 과연 위기를 헤치고 생환할 수 있을까. 스릴 넘치는 백병전이 이세돌 바둑의 매력이라지만 상황은 결코 간단치 않다.
당연한 51 때 52로 먼저 한 번 모는 것이 절대 수순. 참고 1도 1로 그냥 늘면 12까지의 역습이 성립한다. 이 수상전은 흑승. 이세돌의 손놀림이 비로소 완만해지기 시작했다. 53으론 참고 2도 1, 3, 5로 절단 후 좌하 백과 수상전을 벌이는 변화가 어렵다. 결론은 24까지 패(覇). 계속해서 참고 3도를 보자. 서로 공배를 메워가면 흑은 좌하귀를 잡고 백은 10까지 좌중앙을 압도하는 절충이 이뤄진다. 바꿔치기 후의 형세는 백이 좋다. 8분을 고심하던 이세돌, 일단 53으로 늘고 본다. 55 한 방은 통쾌하지만 문제는 좌하 흑의 목숨. 자, 이 돌들이 도대체 어떻게 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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