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LG배 세계기왕전] 2회전 제2국

〈제6보〉(57~71)=한국 기사들을 상대로 한 셰허의 통산 전적은 14승 6패. 올해 들어선 7연승 무패를 기록 중이다. 지금까지 이창호와 한 판을 겨뤄 이겼고, 최철한에겐 3전 전승을 거둬 ‘천적’으로 등장했다. 그러나 박영훈에겐 2003년 삼성화재배 준결 3번기 때 2연패한 아픈 기억도 갖고 있다. 이세돌과는 이 바둑이 첫 대면.
좌하 흑의 신세가 바람 앞의 촛불이다. 참고 1도처럼 자체 도생을 시도하는 것은 12까지 안 된다. 흑 대마가 살 수 있는 유일한 맥점은 참고 2도 1의 치중(置中). 희생타를 이용해 13까지 두 눈을 구할 수 있다. 10과 11은 맞보기이며, 12로 13이면 흑 12로 산다. 물론 전체적으로 흑의 비세(非勢)는 여전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살고 볼 일이었다.
실전에서 이세돌은 57 이하 71까지 되감기 전술로 나왔다. 형태상 일단 백도 포위된 모습인 것 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렇게 허술한 그물로 과연 백을 가둘 수 있을까. 백의 입장에선 어떤 수순으로 흑의 억지(?)를 응징해야 할까.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육탄전의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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