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LG배 세계기왕전] 2회전 제2국

〈제8보〉(91~109)=셰허는 11세 때인 95년 프로가 됐다. 입단 대회 관문이 한국보다 넓다곤 하지만 괄목할 만 한 기재(棋才)임이 분명하다. 최근 발표된 중국 랭킹에선 구리(古力)에 이어 2위에 올랐다. 2003년 제8회 삼성화재배 8강전서 이창호를 꺾은 직후, 누구와 준결서 만나고 싶으냐는 기자 질문에 그는 “이세돌”이라 답했었다. 당시 이세돌이 탈락하는 바람에 성사되지 못했던 셰허의 소원(?)이 3년 만에 이뤄진 셈.
91은 일견 맥점이지만 성립되지 않는 수다. 참고 1도에 비해 훨씬 손해를 봤다. 93은 혼신의 힘을 다해 던진 올가미. 셰허는 시간을 물 쓰듯 하며 98까지 정확하게 포위망을 뚫었다. 97로 ‘가’에 젖히는 강수가 성립한다면 얼마나 좋으랴. 하지만 참고 2도 6까지, 중앙 백을 가두는 수는 없다.
다시 99부터 좌상귀로 총구를 돌려본다. 103의 치중이 처절하다. 106으로 막자 107로 파호(破戶) 후 109. 대충 또 한 번 수상전의 형태가 만들어졌다. 자, 백은 여기서 어떻게 받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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