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TV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 '베니스에서의 죽음'

광식이동생 광태 7일 MBC 밤9시40분 광식(김주혁)은 대학 시절 짝사랑했던 윤경(이요원)을 세월이 흘러도 잊지 못한다. 반면 동생 광태(봉태규)는 플레이보이다운 능숙한 솜씨로 많은 여자들과 연이어 사귄다. 친구 결혼식장에서 7년 만에 윤경과 재회하게 된 광식은 다시 속앓이를 한다. 마라톤 대회에서 경재(김아중)의 몸매에 반한 광태는 끈질기게 접근해 교제에 성공하지만, 이전과 달리 마음까지 빼앗긴다.

▲ '광식이 동생 광태' 70일간의 촬영일기 / (http://www.tagstory.com)에 올라온 동영상

성공적인 로맨틱 코미디가 언제나 그렇듯, ‘광식이 동생 광태’에는 캐릭터의 생생함이 있고 배우들의 매력이 있다. 에피소드들이 실화에 토대한 듯 흥미롭고, “여자는 짐작만 가지고 움직이진 않아요”처럼 인상적인 대사들도 자주 등장한다. 두 형제에게 집중된 이야기 구조 때문에 이요원과 김아중이 그리 두드러져 보이지 않는 데 비해, 김주혁과 봉태규는 자신들의 장기를 최대한 살리는 방식으로 기억에 남을만한 연기를 했다.
번번히 사랑을 눈 앞에서 놓치는 광식은 “인연인데도 서로 모르고 엇갈릴 때는 하늘에서 신호를 보내줬으면 좋겠어”라고 탄식하고, 맘에 드는 여자에게 느닷없이 뺨을 때려달라고 한 뒤 “뺨 때렸으니까 나 이제 뺨 맞을 짓 좀 할게요”라며 뻔뻔스레 키스를 시도하던 광태는 진짜 사랑이 찾아오자 당황한다. 두 형제의 서로 다른 사랑법을 비교해가며 연애학개론을 써나가는 듯한 이 영화의 화법은 중반까지는 톡톡 튀는 듯 진행되지만, 후반을 넘어서며 예상을 넘어서는 성숙한 결말을 준비한다. 감독 김현석. 2005년작. 104분. ★★★☆(별 5개 만점)
베니스에서의 죽음 7일 EBS 밤11시

연휴엔 극장도 안방도 온통 한국영화판. 우수한 한국영화 신작들을 재빠르게 챙겨보는 것도 좋지만 이제 긴 연휴도 다 끝나가니 영화사에 걸작으로 남은 고전 영화 한 편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베니스에서의 죽음’은 탐미적이고 서정적이며 상징적인 영상이 보는 이를 압도한다. 토마스 만의 소설을 영화화한 이 작품은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을 적절하게 곁들여 가며 절대적 아름다움에 사로잡힌 예술가의 마음 속 격랑을 세련된 필치로 그려냈다. 독일 작곡가 아센바흐(더크 보가드)는 베니스로 휴가를 떠났다가 우연히 마주친 폴란드 미소년 타치오(비요른 안드레센)에게 매혹된다. 베니스에 전염병이 창궐해 여행객들이 서둘러 떠나는 가운데서도 아센바흐는 소년 때문에 계속 그 도시에 머문다. 원제 ‘Morte a Venezia’. 감독 루키노 비스콘티. 1971년작. 130분. ★★★★★ (5개 만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