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LG배 세계기왕전] 2회전 제2국

〈제13보〉(171~190)=이 바둑서 흑의 총 사용 시간은 2시간 59분. 마지막 1분 초읽기까지 몰렸다는 뜻이다. 앞서 창하오(常昊)와의 1회전 때는 같은 처지의 상대에게 시간 공격까지 가할 만큼 ‘번개 손’을 자랑하던 이세돌이 아니던가. 바둑 형세 못지않게 시간 사용 면에서도 오늘의 그는 유례없이 악전고투하고 있다. 백의 남은 시간은 거의 1시간.
흑은 남은 4분을 톡톡 털어 171로 끊었다. 이 수로 참고 1도 7의 차단은 백 8, 10 다음 후속 수단이 없다. A와 B가 맞보기. 노 타임으로 172가 놓였을 때 기록자 이다혜 三단이 가차없이 선언한다. “흑 5분 남았습니다. 초읽기를 시작합니다.”
이후 수순은 미련을 못 떨친 채 관성적으로 손이 나간 수들. 187로 참고 2도 1은 물론 2로 넘는다. 190의 단수에 끝없이 버티던 이세돌도 비로소 체념한 표정이 된다. 50초가 흐르자 다시 “마지막 1분”이란 경고와 함께 카운트 다운이 재개됐고, 이세돌은 후배 기사 이다혜를 향해 손을 들어 제지했다. 참담한 옥쇄(玉碎)였다. (182…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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