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오른 감초 열연 '조연의 힘!'

'조연의 힘!' 　추석 연휴 극장가를 달군 인기 영화들엔 공통점이 있다. 출연배우들의 멋진 연기, 그중에서도 특히 조연배우들의 인상깊은 연기가 관객몰이의 원동력이 됐다는 점이다. ▶'타짜' 김윤석 섬뜩한 카리스마 대화제

'타짜'(제작 싸이더스FNH)가 연휴동안 400만명을 끌어모은 데에는 숨은 조연들의 힘이 컸다. 그 중에서도 '아귀'를 연기한 김윤석에게 각별한 관심이 모아졌다. 그는 '고니'(조승우)와 최후의 승부를 벌이는 엔딩에서 섬뜩한 카리스마를 발산했다. 아침 드라마 '있을때 잘해'(MBC)의 평범한 회사원과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었다. 뺨에 선명한 흉터, 찐득찐득한 사투리, 거친 액션으로 평면 만화 속의 '아귀'를 스크린의 입체적 인물로 부활시켰다. 　네티즌들은 "또 하나의 연기파 배우 탄생"을 점치며 그의 열연에 찬사를 보냈다.

▶'가문의 부활' 신이 코믹베드신 등 관객 배꼽 '타짜'의 흥행 질주를 바짝 견제한 '가문의 부활-가문의 영광3'(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에서는 신이의 코믹 연기가 빛을 발했다. 그녀는 신현준-김원희 커플을 무색케할 정도로 탁재훈과 찰떡호흡을 이루며 관객들의 배꼽을 뺐다. 채찍을 휘두르는 코믹 베드신, 몸에 딱붙는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영화 '엔트렙먼트'를 패러디하는 신 등은 관객들이 꼽은 명장면으로 남았다. ▶'우행시' 강신일 간수역 절제된 연기 주목

강동원 이나영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제작 LJ필름)에는 교도소 간수 '이주임' 역의 강신일이 두드러졌다. 그는 두 주연배우의 애절한 감성을 절제된 연기로 뒷받침했다. 두 사람의 대화 중에 끼여드는 한마디 대사, 사형수 강동원을 형장으로 이끄는 표정연기에서 믿을만한 조연 연기자의 모습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라디오 스타' 한여운 다방종업원의 눈물 감동

조용한 돌풍을 준비 중인 '라디오스타'(제작 영화사 아침)에선 강원도 영월의 시골다방 아가씨 한여운이 눈길을 끌었다.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MBC)에서 삼순이의 주방보조로 얼굴을 알렸던 그녀는 전형적이지만 가슴에 상처를 안은 여종업원을 그려내 박수를 받았다. 극 중에서 라디오 방송에 나와 보여준 눈물연기는 영화의 감동과 깊이를 더했다. (스포츠조선 김인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