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장터’ 나가려니 쑥스럽고 떨려…

“스크린에서 본 한국 여배우들의 우아한 아름다움이 인상적이었어요. 한국 영화에 캐스팅된다면 그 아름다움을 저도 꼭 표현해 보고 싶어요.”(저우쉰)
“믿지 않으시겠지만 저, 액션 영화 무척 좋아하거든요? 한번 꼭 중국 액션영화의 주인공으로 연기해 보고 싶은데….”(장진영)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배우들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두 별이 15일 오후 해운대에서 만났다. 한국의 대표적인 여배우 장진영과 ‘퍼햅스 러브’ ‘야연’ 등의 주연으로 한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중국의 저우쉰(周迅)이다. 전날까지 생면부지였던 이들을 인연으로 이끈 것은 올해 부산이 준비한 ‘세계 유일’의 행사 때문. 다음날인 16일 기자회견과 레드 카펫 행사(오후 6시30분 동백섬 누리마루 입구)를 열고 공식 프로그램을 시작하는 ‘스타 서밋 아시아’(Star summit Asia)다. 풀어 설명하면 ‘아시아 배우 장터’. 아시아의 빛나는 별들이 한자리에 모여 각자의 재능과 이력을 공개적으로 소개하고, 각국 영화 제작사·기획사 관계자들이 이 배우들 중에서 누구를 캐스팅해 볼까, 혹은 공동 제작을 해 볼까 생각해 보는 자리다. 이 ‘장터’는 정상급 스타를 모은 ‘커튼 콜’, 유망 신인 부문인 ‘캐스팅 보드’, 그리고 할리우드의 아시아계 신인을 초청한 ‘스페셜 섹션’으로 나뉘어 열린다. 장진영과 저우쉰, 두 배우의 의자가 놓인 곳은 물론 ‘커튼 콜’. 이 부문에 한국 배우로는 황정민과 장진영 두 사람만 선정됐다.
장진영은 사실 좀 쑥스러워했다. “(새삼 나를 ‘소개’해야 할 만큼) 어린 나이도 아니고… 또 배우란 해외 관계자에게도 작품으로 자신을 보여주면 되는 거지 따로 자리가 필요할까 하고 처음엔 생각했다”는 것. 하지만 장진영은 “좀더 생각해 보니 이런 자리에 뽑아주셨다는 사실 자체가 영광이었고, 무엇보다 세계에서 처음 시도해 본다는 이 프로그램이 무척 재미있을 것 같다는 호기심에 부산으로 왔다”고 말했다. 옆에서 귀 기울이던 저우쉰 역시 “나도 겁이 많은 편이어서요…,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별도의 공간에서 나를 보여주고 표현한다는 게 퍽 가슴 떨리는 일이 될 것 같아요…”라고 장진영을 바라보며 말했다.
스타 서밋은 인위적 이벤트라는 비판도 있지만, 일본의 토호토와, 쇼치쿠, 중국의 베이징 폴리보나, 홍콩의 에드코 필름즈, 유럽의 스튜디오 카날 등 각국의 메이저 배급사·제작사·연예기획사 150여 개 업체가 부산 땅을 밟은 만큼 구체적 성과가 주목된다.
처음에는 서먹서먹해 했지만 두 살 터울의 여배우는 금방 친해졌다. 전작 ‘청연’을 중국에서 찍었다고 장진영이 인사하자 ‘동생’은 “혹시 매운 음식 좋아해요? 북경에 오면 꼭 한번 내가 요리를 대접할게요”라며 전화번호를 받아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