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 좋아' 기자 사칭한 일본팬들 극성

정우성 가는 곳에 '가짜 일본 기자' 주의보가 내려졌다. 지난해 11월 일본 현지에서 개봉된 영화 '내 머릿속의 지우개'(감독 이재한)가 일본 수출 한국영화 중 최고인 30억엔(약 240억원)의 수익을 올리며 흥행에 성공하자 정우성에 대한 일본인들의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이를 반영하기라도 하듯 정우성이 '뜨는' 곳에는 어김없이 일본인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스타를 만나기 위한 방법이 점차 지능화(?)되면서 가짜 명함을 파들고 와 취재진을 사칭하는 일본인들이 부쩍 늘었다는 것. '잠깐만이라도 얼굴을 보고 가겠다'며 막무가내로 행사장 근처 바닥에 진을 치는 관광객들은 순진한 부류. '가짜 일본 기자'들은 스스로 만든 명함을 제시하며 행사장으로 들어와 마음껏 사진을 찍고, 주최 측이 마련한 음식까지 먹고 가는 여유로움을 보이기도 한다. 16일 오후 서울 남산 N서울타워. 이곳 파빌리온A에서는 정우성, 김태희가 주연한 영화 '중천'(감독 조동오, 제작 나비픽처스)과 예술, 영화를 결합한 전시회 '영화를 전시하다'의 오픈식이 열렸다. 부산 국제영화제 기간이라 영화계의 중심이 부산으로 옮겨가 있는 와중에도 이날 행사에는 수많은 국내외 취재진이 몰렸다. 행사장 입구부터 일일이 신분을 확인하며 삼엄한 출입 통제가 이뤄졌다. 그런데 유난히도 많이 보이는 일본인들. 아니나 다를까 이들은 정우성이 행사장에 나타나자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소형 디지털 카메라의 셔터를 눌러대기에 바빴다. 셔터 세례까지는 애교 수준. 이들이 포토라인을 무시하고 우르르 움직이면서 현장에 있던 사진기자들의 입에서는 볼멘 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영화 '중천'의 홍보대행사인 AM시네마의 한 관계자는 "지난 14일 밤 부산에서 열렸던 '중천의 밤' 행사에도 수많은 일본인들이 몰려들어 곤혹스러웠다"며 "이들은 하나같이 카메라 하나 들고 와서 기자 명함을 제시하며 입장을 요구한다. 매체 이름도 생소하고 명함의 상태도 조악스러운 등 냄새(?)가 났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출입을 제지할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홍보사로서 출연 배우의 인기가 높아 기분 좋긴 하지만 앞으로 열릴 시사회 등 공식 일정 준비가 벌써부터 걱정"이라고 엄살을 떨었다. (스포츠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