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LG배 세계기왕전] 포만감

〈제6보〉(63~77)=우선 실전 진행부터 따라가 보자. 63으로 끊으면 71까지는 필연적 진행으로 좌변이 고스란히 백 집으로 변했다. 63의 죄과다. 어떤 대안이 있을까. 65의 끼움이 정답이다. 백이 참고 1도 2로 버티는 것은 13까지 파탄. 따라서 참고 2도 2로 단수쳐야 하는데 이 때 3 이하 7까지 정비한다. 좌변의 주인이 바뀌었으니 하늘과 땅 차이다.
백도 완벽하진 못했다. 72로는 참고 3도 1, 3을 선수한 뒤 5로 잡을 곳. 실전과 비슷해 보이지만 이 진행은 훗날 백 A의 뻗음이 엄청 크다. 물론 흑이 A에 두면 실전보다 약간 득인데 대신 선수(先手)를 놓친다. 어쨌거나 좌변 전투에서 백이 꽤 따라잡았다.
하지만 흑은 아직도 포만감에서 헤어나지 못한 모습. 77이 안일했다. ‘가’의 곳이 대세점이면서 집으로도 컸다. 이 장면에서 백은 마침내 ‘뭔가’를 보여준다. 중앙 백세를 입체화시키는 화려한 수순들이 터지면서 형세도 또 한 번 바짝 좁혀지는 것. 어떤 수단이 있을까. 힌트는 하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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